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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이상거래 겨눈 칼에 시장 '꽁꽁'···"거래 위축될 것"

입력 2019.10.14. 05:05
32개 기관, 실거래 자료 고강도 집중조사 실시
"서울 내 고가 거래, 현금 거래 잡겠다는 의도"
'자금조달계획' 꼼꼼 확인…거래 위축 불가피
14일부터 중개업소 대상 현장점검도 시행해
업계선 불만…"거래량 줄었는데 더 힘들어져"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김가윤 기자 =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들썩이자 정부가 이번에는 '이상거래'를 잡겠다고 나섰다.

부동산 시장의 불법행위를 막아 이상거래로 인한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의도지만, 거래 위축과 업계 반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특별시, 행정안전부,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 등 32개 기관이 참여하는 '2019년 서울 지역 관계기관 합동조사'가 지난 11일부터 시작됐다.

역대 가장 많은 기관이 참여해 실거래 자료에 대한 고강도 집중조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조사는 12월까지 약 80일 동안 실시된다.

조사지역은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전체다. 그 중에서도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서대문,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등 최근 시장 과열징후가 포착된 8개 자치구는 집중 조사지역으로 선정됐다.

대출을 옥죄고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최근 고가 아파트를 위주로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매매시장이 들썩이는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하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9·13 대책 이후 주택시장은 전국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세와 갭투자·이상거래 의심 사례 등이 증가하고 있다"며 "9·13 대책의 안정적인 시장 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맞춤형 대응 및 보완책으로 시장 안정세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서울은 투자성이 높은 고가 상품이 현금을 많이 갖고 있는 수요계층 위주로 거래되면서 호가가 뛰는 거니까 단속으로 그러한 거래를 잡겠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러한 단속으로 인한 거래 위축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3억원 이상의 주택을 거래할 때 제출 의무가 있는 '주택취득 자금조달계획서'를 꼼꼼히 확인하기 때문에 당장 거래를 꺼리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8월 이후 거래 신고건 중 수십억원에 달하는 주택을 자기 자금 없이 차입금과 임대보증금만으로 매입한 '차입금 과다 거래'나 소득 출처가 불분명한 '미성년자의 거래' 등도 주된 타깃이라 이러한 거래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부동산 거래시장은 전국적인 침체 상황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의 지표를 보이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주택매매거래지수(HSTI)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매매거래지수는 0.63으로 기준선(1.00)을 크게 하회했다. 서울 서초(0.37)·강남(0.40)·노원(0.44), 성남 분당(0.27), 안양 동안(0.40), 용인 수지(0.45) 등 수도권 규제지역들은 기준거래값 대비 절반 미만의 거래를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현금, 증여 등을 이용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은 강남 등의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거래가 줄면서 호가 변동성도 줄어들긴 하겠지만 가격 안정이 되느냐는 다른 얘기"라며 "고가 주택 이상거래는 관리하되, 실수요자 규제는 따로 풀어주는, 거래 정상화 대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의 한 아파트단지 부동산중개사무소들. 2018.08.13. photo@newsis.com

이와 더불어 국토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는 14일부터 공인중개사무소 등을 상대로 '부동산시장 합동 현장점검반'도 가동한다. 단속 대상은 서울 지역의 주요 대단위 아파트 단지와 도시재생 뉴딜사업지 중 주요 과열지역이다.

거래가 많거나 이상거래 의혹이 있는 중개업소를 불시에 방문하는 식인데, 업계는 이같은 '저인망'식 단속을 시행하면 개점 휴업하는 중개업소가 늘어나고 거래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크다.

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소는 "15주째 부동산 가격이 오른다던데 그걸 잡기 위해 또 중개업소만 잘못한 거처럼 단속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안 그래도 정부 정책으로 임대주택 등록도 많이 하다 보니 매물이 없는데 더 거래가 안 될까 싶다"고 우려했다.

서울 강남구 B공인중개소도 "거래뿐만 아니라 거의 세무조사 급으로 서류를 뒤지는데 서류가 완벽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럴 바엔 차라리 문 닫고 쉬는 게 낫다"며 "문을 닫으면 매매도, 전세도 못하게 되니까 매출에도 영향이 있어서 힘들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 정책이 거래를 지나치게 옥죄는 방식으로만 시행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억울하면 조사를 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데 계약서에서 문구가 하나 빠진다거나, 체크해야할 것을 체크 안 했다거나 하는 등 투기와 관련 없는 부분으로 업무정지 3개월, 과태료 500만원 나오니까 차라리 문을 닫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거래량도 많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생계를 위협받는 사람들도 많은데 그런 사람들은 억울할 것"이라며 "왔던 손님도 가게 만드는 식의 단속은 심하다고 생각하고, 투기 조장을 막으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같은 거래시장 압박 기조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국지적인 시장 과열과 자금 출처가 의심되는 이상거래 발생 시 즉시 조사에 나서는 '상시조사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8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거래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직접 조사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내년 2월21일부터는 국토부·감정원 '실거래상설조사팀'을 신설해 전국 단위의 이상거래 즉시·상시 조사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yo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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