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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와 평생 맞섰다'···이금주 유족회장, 모란장 수상

입력 2019.12.10. 14:31
박민기 기자구독
1988년 태평양전쟁 희생자 광주유족회 결성
30년 넘게 일제 피해자 인권회복 위해 애써
인권위원장 "존엄한 세상 만드는데 함께 하자"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이금주(99) 태평양전쟁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이 10일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는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 회장은 일제 강제동원으로 남편을 여읜 뒤 일본 정부의 사죄 배상을 촉구하며 평생을 일제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인권운동에 헌신했다. (사진=근로정신대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제공) 2019.1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세계인권선언 71주년을 맞아 10일 오후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세계인권선언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최영애 인권위원장과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김희중 대주교, 인권시민단체 관계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금주(99) 태평양전쟁 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에게 올해 대한민국 인권상 국민훈장(모란장)이 수여됐다.

국민훈장은 정치·경제·사회·교육·학술 분야에서 국민 복지 향상과 국가 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이 회장이 받은 모란장은 5등급 중 무궁화장에 이어 2번째로 등급이 높다.

이 회장은 결혼한 지 2년 만인 1942년 11월 남편을 해군 군속으로 떠나보내야 했다. 강제동원된 뒤 편지를 수차례 주고 받던 남편은 생후 8개월 된 아들을 남겨둔 채 소식이 끊어졌다. 남편의 소식을 다시 접한 것은 3년 뒤인 1945년 4월께 전달된 전사통지서를 통해서였다.

이후 이 회장은 일제에 의해 남편을 여읜 고통 속에서 일본의 전쟁범죄를 규탄하고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앞장서 왔다.

이 회장은 1988년 태평양전쟁 희생자 광주유족회를 결성하고 30년 넘는 기간 동안 일제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해 애썼다.

1992년 원고 1273명이 참여한 광주천인소송을 시작으로 ▲우키시마마루호 폭침 사건 ▲일본군 위안부·근로정신대 피해자 등이 원고로 참여한 관부재판 ▲일본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이 제기한 근로정신대 손해배상소송 등 7건의 주요 대일소송을 주도했다.

특히 이 회장이 주도한 미쓰비시 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은 2008년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최종 패소했지만, 2012년 광주지법 소 제기를 시작으로 지난해 11월29일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2015년 5월 손녀가 있는 전남 순천으로 거처를 옮긴 뒤 지역 요양병원에서 투병 중인 이 회장을 대신해 이날 시상식에서는 손녀 김보나(51)씨가 훈장을 대신 받았다.

이날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기념사를 통해 "오늘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이라고 칭송되는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된 날"이라며 "대한민국의 인권 발전에 이바지하신 공로로 명예로운 상을 받으시는 이금주 태평양전쟁 희생자 광주유족회 회장을 비롯한 모든 수상자들에게 존경과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지금 우리는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제는 누구나 인권을 말하는 시대가 됐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집단을 배제하거나 그들의 기본적 권리를 부정하는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1·2차 세계대전이라는 가장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도 인권을 떠올리고 세계인권선언을 일구어냈다는 점을 상기한다"며 "혐오와 차별을 넘어 누구나 존엄한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드는 일에 함께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기념식에서는 국민훈장을 받은 이 회장을 비롯해 개인부문(민간·공직) 4명, 단체부문 2개 등 총 7명이 인권상을 수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ki@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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