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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19 공포보다 더 무서운 바이러스

입력 2020.02.23. 14:12 수정 2020.02.23. 19:11
도철원 기자구독
김기태 아침시평 호남대 언론학과 교수 / 한국지역언론학회장

코로나19 전염병 사태가 국가 재난상황으로 확산되고 있다. 가족 등 주변 사람 누구라도 예외가 되지 않는 지역사회감염의 공포가 급속히 증폭되고 있다. 지금까지 유지해왔던 차단 또는 격리 중심의 대책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신속하게 관련 전문가들이 보다 명확한 과학적 논리를 바탕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대처 방법을 안내해 주어야 한다. 국민들은 가짜뉴스나 카더라 통신 등에 휘둘리지 말고 공신력있는 정부나 지자체 또는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공적인 지침을 중심으로 신중하면서도 의연하게 이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자기 스스로 건강을 지키려는 자세와 실천이 필요하고, 나아가서는 가족, 지역 등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이기적인 행동, 불필요한 논란거리 등을 만들어내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도 코로나19 전염병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악성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다.

우선 국가적 재난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정쟁 바이러스가 심각하다. 비교적 사태 초기 정부 대책이 상대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국내외 평가가 지배적일 때부터 급격히 사태가 악화되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련 부처가 총력 대응을 하고 있는 시기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정부를 비난하는 세력이 있다. 신종 바이러스의 가장 큰 특성은 정확히 그 실체를 알지못한다는 것이며 무증상 상태에서도 감염이 되는 등 다른 유사 전염병에 비해 대처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병이라는 점을 감안하지 않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공격 도구로만 이용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 이를 정부 비판의 소재로 활용하고자 하는 유혹이 있겠지만 이를 과도한 해석과 함께 전염병 확산의 책임이 모두 정부에 있다는 식으로 공당의 지도부가 앞장서서 비난을 하는 것은 현 사태의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는 행태이다. 지금은 여야를 막론하고 잠시 정쟁을 멈추고 함께 국가적 재난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 마땅한 때이다.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나 정책적 실패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지만 책임은 사태가 모두 종료된 후에 차분하게 따져서 묻는게 바람직하다.

또 하나 위험한 바이러스는 혐오 바이러스이다. 한 동안 중국 또는 중국 후베이성의 지역 또는 사람들에 대한 혐오적 인식과 공격이 문제였다가 이제는 국내 확진 환자가 갑자기 늘어난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특정 지역과 지역민에 대한 혐오적 인식과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무서운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방역과 차단을 잘해도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런만큼 확진자들에 대한 혐오나 기피 등과 같은 사회적 공격이 이루어지면 이들이 오히려 찾기 힘든 곳으로 숨어들 가능성을 키운다. 언제든 자신과 가족 그리고 주변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매우 가까이 존재하는 바이러스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오히려 확진 환자에 대해 관심과 배려를 보내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사태의 해결에 도움이 되는 자세이다.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 문제를 단순한 병리적 사안으로 제한하지 않고 우리 사회 전체의 인류사회적 문제로 다루어야 할 이유이다.

국가적 재난으로 사회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도 여전히 자신와는 상관없는 문제라는 식의 방관 또는 무관심 바이러스도 심각한 문제이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여전히 마스크 없이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주 손을 씻으라는 켐페인에 대해 건성으로 넘기거나 귀찮아하고 이를 요구하는 사람들에 대해 오히려 화를 내는 사람들도 여전하다. 학교, 교회 등 대규모 집단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는데도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집단들도 있다. 특히 종교집회가 매우 위험한 장소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도 일부 성직자나 교인들은 마치 자신들의 신앙심을 과시하는 듯한 태도로 대책 마련에 소극적이거나 무시하는 경우도 대표적인 방관 바이러스의 폐해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더 이상 코로나19 재난은 특정 지역이나 관련자들에 한정된 사건이 아니고 나와 우리 가족 누구에게라도 닥칠 수 일상적 문제라는 인식의 전환과 철저한 수칙 준수가 필요한 때이다. 극복할 수 없는 재난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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