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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매화에 부(富)를 비춰보다

입력 2020.02.23. 20:11 수정 2020.02.23. 20:11
김혜진 기자구독
목운 오견규 개인전 ‘죽청매수’
27일~내달 11일 무등갤러리
35점 회화작에 첫 서예작품 등
오견유 '신세한도'

대나무와 매화의 고결하고 맑은 이미지를 통해 오늘날 물질 만능주의를 되돌아보게 하는 한국화 전시가 관객들을 만난다.

목운(木雲) 오견규 화백의 개인전 '죽청매수(竹淸梅瘦)'가 오는 27일부터 내달 11일까지 궁동 예술의거리 무등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제목 '죽청매수'는 중국 북송 때의 문인 소동파의 시 '어잠승록균헌시(於潛綠筠軒詩)'에서 기인한다.

오견유 '죽청매수'

'고기가 없어도 식사는 할 수 있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살 수 없다네 사람은 고기가 없으면 허약(瘦)해지겠지만 대나무가 없으면 속되게 된다네 쇠약(瘦)해져도 살은 다시 찌울 수 있지만 속된 것은 도저히 고칠 수 없다네(후략)'

물질적 풍요보다는 사람다운 삶을 살고자 하는 소동파의 의지가 담긴 시다.

이 시처럼 오 화백은 이번 전시로 오늘날의 물질만능주의를 맑은 대숲과 야윌지언정 고고한 매화의 이미지를 통해 되돌아보고자 한다.

광주서는 지난 2014년 전시 이후 6년여만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최근 2~3년 동안 그린 최신 작품들을 중심으로 35점의 작품들로 구성됐다. 50호짜리 그림만 해도 열댓점에 달한다.

그 중 유일한 서예 작품 '용슬(容膝)'은 이번 전시 주제와 맞닿아있다. '무릎을 겨우 들여놓을 만한 작은 집'을 뜻한다.

오 화백은 "물질만능주의에 물든 오늘날 맑은 대숲과 행진하는 매화의 이미지를 통해 부를 축적하는 의미에 대해 되돌아보고자 했다"며 "'용슬' 또한 그런 의미의 작품으로 일필로 그리듯 써보았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대춘'은 봄을 기다리며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신문지를 화폭 삼아 매화를 친 작품으로 봄이 오려면 아직 멀었다는 의미를 담아냈다. 또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오마주한 '신세한도(新歲寒圖)', 작가가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자주 들리는 송광사에서 발견한 법정스님의 의자를 담은 '적(寂)' 등이 출품된다.

오 화백은 "이번 전시는 예술의 거리에서는 2001년 이후로 20여년 만으로 감회가 새롭다. 전시 기간 동안 갤러리에 있으면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라면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이번 개인전 이후로는 전시 계획이 없다. 다만 지금까지의 그림과 썼던 글을 모아 화문집을 하나 제작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 오픈은 27일 오후 3시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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