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 경기'도 불안···신진식 감독 "생사 달린 문제, 리그 중단 해야"
입력 2020.02.25. 19:00[수원=뉴시스] 김주희 기자 = 25일 삼성화재와 한국전력의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경기를 앞둔 수원체육관.
여느 때와 달리 관중들의 응원 소리는 없었다. 경기장 스피커를 통해 선수들의 응원가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선수들의 기합 소리만 들려왔다. 관중석은 텅 비었다.
무관중 경기 첫 날의 낯선 풍경이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3일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과 정부의 대응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됨에 따라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
이날 경기는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는 첫 날이었다.
선수단에도 낯선 무관중 경기다.
신진식 삼성화재 감독은 "심판을 초대해서 관중 없이 연습경기를 한 적도 있지만, 실전 경기에서 관중이 없으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끼리 파이팅을 하라고 이야기를 해뒀다. 스스로 분위기를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에는 경기 중 선수의 이름을 부를 때 고함을 쳤는데, 오늘은 고함을 지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상대팀의 이야기도 들릴 것 같다"며 농담을 섞긴 했지만, 걱정을 지울 수는 없다.
리그 중단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신 감독은 "수원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하는데 경기를 하는 게 말이 되나"라며 "선수들이 일년내내 훈련하며 준비를 해온 부분은 아쉽지만, 생사가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단은 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며 경기에 임한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외출을 자제시켰고, 마스크를 쓰게 하고 있다. 손발도 잘 씻으라고 하고 있다. 지금은 기초적인 것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무관중 경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홈 경기지만, 홈 관중들의 응원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장 감독은 "국가적 재난 상태다 보니 이런 경우가 생겼는데, 선수들이 동요되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약간의 영향은 있을 수 있다. 관중들의 함성과 응원은 선수들이 힘들 때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관중들이 환호하는 데서 하는 게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무관중 경기가) 영향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리그 중단에 대해서는 "어느 특정 팀에서 한 명이라도 나온다면 질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 부분에 대한 염려가 없는 건 아니다. 숙소 생활을 하는 팀은 더 위험할 것 같다"며 "연맹 방침에 따라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어느 팀이든 관계자 중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리그가 중단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대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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