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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와 먹, 불이 만들어내는선(禪)과 도(道)

입력 2020.03.13. 17:54 수정 2020.03.13. 18:00
조덕진 기자구독
'한지 작가' 김민정, 뉴욕 첼시서 개인전
자신의 이름 '‘Minjung Kim' 주제로 내걸어
김민정의 개인전

"내 작품은 '선(禪)과 도(道)의 시각화'다"

먹의 농담과 한지의 속성을 끝까지 끌어올리며 유럽무대에서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김민정 작가가 미국 뉴욕 첼시 힐 아트 파운데이션(Hill Art Foundation)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지난 4일부터 문을 연 이번 전시는 자신의 이름 'Minjung Kim'을 전시 타이틀로 내걸었다.

지난 2018년 광주 방문당시 김민정 작가 광주시립미술관제공

오는 6월24일까지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대표 연작 37점이 선보인다.

김민정 작가는 설치미술과 미디어아트 등 첨단 예술이 주를 이루는 현대미술에서 단아하고 치밀한 작품으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지와 먹, 불의 세계를 한 화면으로 불러낸다. 타고 없어진 것과 타다 남은 한지의 잔재, 먹의 농담과 한지의 여백이 만들어내는 서정적 여운은 관객을 깊은 사유의 세계로 안내한다.

30여년전 한지에 매료된 작가는 뽕나무의 속껍질로 만든 한지에 불을 붙여 그 가장자리를 태우거나 향으로 미세한 구멍을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지 조각 조각을 화면에 배치하거나 수 천개의 조각을 층층이 겹치거나 배열해 붙여 카오스 같은 질서와 균형을 만들어낸다.

한지를 태우고 타다 남은 한지 한올한올을 화면에 배치해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모든 과정은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다. 수련이나 명상과 같다. 제작과정의 호흡과 몸짓까지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선(禪)과 도(道)의 시각화'라 칭하는 이유다.

1962년 광주 출신으로 유년시절부터 서예와 수채화를 공부했고 홍익대 회화과 학부와 동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80년대 이탈리아 밀라노 브레라 미술학교로 유학을 떠난 후 유럽에 정착, 미주 유럽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현대갤러리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 뉴욕 전시기간에 독일 랑겐 파운데이션에서도 개인전을 동시에 열고 있다.

한편 힐 아트 파운데이션은 2019년 뉴욕 첼시에 개관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공공 예술 기관이다. 미국의 저명한 컬렉터이자 자선사업가인 J. 톰리슨 힐과 재니 힐 부부가 설립했다.개관 이후,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 찰스 레이(Charles Ray) 등 동시대 미술의 거장과 재단의 컬렉션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광주출신이지만 일찍 광주를 떠나 외국에서 활동해 외려 광주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다. 작가는 지난 2018년 광주시립미술관이 해외유명작가초대전에 초청돼 '비움과 채움'을 주제로 전시회를 가졌다. 해외유명작가 초대전은 미술관이 세계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한국작가를 초대해 작품세계를 선보이는 무대다. 조덕진기자 mdeung@srb.co.kr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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