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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진정성 있는 리더십

입력 2020.05.18. 14:24 수정 2020.05.18. 20:13
김옥경 기자구독
김영만 경제인의창 전남대학교 前 공과대학장

1970년 12월 폴란드 바르샤바, 유태인 위령탑 앞에 한 남자가 무릎을 꿇었다. 그는 바로 서독총리 빌리 브란트(1913-1992)였다. 그리고 그는 "고개를 숙이는 것만으론 부족했습니다. 말로는 더 이상 표현할 수 없었기에 무릎을 꿇었을 뿐입니다.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장면을 전 세계 언론은 대서특필 하였다. "무릎을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 빌리 브란트의 진심을 다한 사죄는 유럽에 용서와 화합을 가져다준 계기가 되었다. 그의 과거 역사청산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독일 번영의 초석이 된 것이다.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며, 한 국가를 책임진 리더의 진정성 있는 사과의 소중함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5·18 민주화운동은 올해로 40주년이 되었지만,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무참히 학살한 책임자는 끝내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5·18 그날의 진실은 밝혀지고 있으나, 그에게서는 반성과 뉘우침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가 한때 우리의 리더였다는 것이 부끄럽고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다.

리더의 진실된 참회와 사과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며, 대통합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잘못된 과거에 대한 반성을 통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진정성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이유이다.

최근 코로나 19 사태를 훌륭하게 이겨내고 있는 대한민국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이 우리의 발 빠른 방역과 우수한 보건의료체계를 높게 평가하며, 한국인의 시민의식과 위기 앞에 빛을 발한 대통령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우리 국민의 세계 모범이 되는 저력이 진정성 있는 리더를 만났을 때 큰 힘을 발휘한 것이다.

국가뿐만 아니라 기업, 학교, 단체 등 모든 조직내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리더는 조직의 운명을 가름할 수 있는 권력과 책임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새로운 기술혁신이 빠르게 일어나고, 치열한 경쟁구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현대사회에서 진정성 있는 리더쉽은 특히 강조되고 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의 저자 사이먼 시넥은 "좋은 리더는 조직원의 안전을 보장함으로써 신뢰와 협력을 얻어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위기 앞에 놓인 리더는 진심이 담긴 영혼의 울림을 통해 구성원의 어려움을 따뜻이 품어주고, 연대를 통해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참된 리더십은 지위가 주는 힘이 아니다. 권위란 내가 억지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리더의 헌신과 배려가 조직의 에너지를 결집하고, 사명감과 동료애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원천이 된다.

지금은 똑똑한 한 명의 리더가 지배하는 시대는 끝났다. 리더십이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리더를 따르면서 함께 가야 한다. 함께함을 이끄는 힘은 리더의 소통에서 비롯된다. 조직의 원활한 소통에는 리더의 통찰력이 전적으로 중요하다. 모든 상황과 흐름을 꿰뚫고 있으면서 그것들을 조율하고 각각의 다른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말이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동을 만들어내는 지휘자처럼 많이 품고 잘 소통할 때 조직은 더욱 행복해지고 단단해질 것이다.

코로나19가 진정되어 가고 있는 5월, 광주에서 진정성 있는 리더십을 되새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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