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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친구들 보고 싶었어요" 설렘 가득한 첫 등교

입력 2020.05.27. 11:06
변재훈 기자구독
학년 별 동선 분리 '거리두기'…발열 확인·손 소독 뒤 수업
유치원도 원생 체온 측정부터 시설·교자재 소독까지 '만전'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여 연기됐던 초등학교 1·2학년 등교가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건국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의 안내를 받아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등교하고 있다. 2020.05.27.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친구들, 마스크 올리고 여기 잠깐만 서 있다가 교실로 가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초등학교 1·2학년 등교와 유치원생 등원이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건국초등학교.

입학식 없이 첫 등교를 맞은 초등학교 1학년 8개반 학생 200여 명은 낯설지만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교문에 들어섰다. 겨울방학 이후 5개월여 만에 학교에 온 2학년 8개반 학생들도 화색을 띄었다.

새로 만날 같은 반 친구들, 담임 교사를 만날 생각에 들뜬 발걸음을 재촉했다.

방역 조치의 일환으로 교내 출입이 통제돼 교문 밖에서 자녀를 배웅한 학부모들은 표정은 엇갈렸다. 평범한 일상을 되찾

은 자녀들을 보며 기뻐하기도 했지만, 혹시나 있을 감염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교문 앞에서 아들과 첫 등교 기념촬영을 한 학부모 정혜원(41·여)씨는 "아이가 첫 등교를 하게 돼 기쁘지만 입학식을 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본격적인 등교가 시작되면서 코로나19가 다시 지역사회에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고 밝혔다.

정씨의 아들이자 1학년 학생 최성민(8)군은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아요. 감기(코로나19)가 퍼지는 건 걱정이 되지만 마스크를 항상 잘 쓰고 있으니까 문제 없어요"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등교에 앞서 교내 소독을 하고 방역 대책을 강구한 교사들도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교문 입구부터 교실까지는 교장을 비롯한 교사, 시 교육청 지원 인력까지 배치돼 학생들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은 학생들이 우르르 교실로 향하는 것을 막고자 1m 이상의 간격을 유지하도록 지도했다.

1·2학년 학생들은 학교 건물 안팎 동선을 따로 분리해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마스크를 착용한 학생들은 교사의 안내에 따라 차례로 등교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여 연기됐던 초등학교 1·2학년 등교가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건국초등학교에서 체온 측정을 마친 2학년 학생들이 교실로 향하고 있다. 2020.05.27.wisdom21@newsis.com

건물 입구에 설치된 열 화상 카메라를 통해 차례로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체온 측정을 마친 학생들은 보건 교사와 함께 교실까지 이동했다.

체온 측정에서 발열이 확인된 학생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 '일시적 관찰실'이라는 별도 공간도 마련됐다.

'일시적 관찰실'에는 학생들이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손 소독제·일회용 보건장갑·방역복·체온측정기가 비치돼 있었다.

체온이 높아 등교가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학생 눈높이에 맞춘 문진표를 작성하고 곧바로 학부모에게 연락해 귀가 조치를 안내한다.

각 교실 앞 복도에는 담임 교사들이 대기하며 출석을 점검했다. 교사들은 마스크 착용 상태와 손 소독 여부 등을 확인하고 학생들을 교실에 들여보냈다.

간혹 교실로 향하는 복도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반가움에 손을 잡거나 서로 가깝게 붙어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지만, 곧바로 교사가 이를 제지했다.

교실에 들어가기 전 자발적으로 손 소독을 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교실 내 책상은 띄엄띄엄 떨어져 있었다. 1개 교실에 학생 25명이 모여앉는 만큼 좌석 간 간격유지를 위해 사물함 등은 복도로 옮겨져 있었다.

코로나19로 학년별 등교 시간이 조정돼 평소보다 늦은 오전 9시부터 1교시가 시작됐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여 연기됐던 초등학교 1·2학년생, 유치원생 등교가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건국초등학교 한 1학년 교실에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0.05.27.wisdom21@newsis.com

1학년 담임 교사들은 일일이 학생들 소개를 하며 수업을 진행했다.

교사는 코로나19로 달라진 학교생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마스크 항상 착용 ▲쉬는 시간 친구들과 1m 이상 떨어져 대화 ▲다른 반 찾아가지 않기 ▲손 자주 씻기 등의 내용을 전달했다.

2학년 최윤서(9)양은 "친구들을 오랜만에 보니까 좋아요. 선생님 말씀 잘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에 주의할 거에요. 친구들과 대화를 할 때도 마스크는 꼭 쓸게요."라고 말했다.

앞서 오전 8시께 인근 단설 유치원인 건국유치원에서도 유치원생들의 등원이 시작됐다.

교사들은 등원에 앞서 소독액을 원내 곳곳에 분무하며 방역을 철저히 했다. 교사들은 유치원 입구에서 원생들의 체온을 일일이 측정하고 기록한 뒤 손 소독기 이용을 지도했다.

유치원은 등원 시간 전과 점심시간, 하원 직후 등 하루에 3차례 걸쳐 방역을 벌이고 있다. 원생들의 점심 식사 전에도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만 3~5세, 특수아동반 등 총 7개반 원생 137명이 모여 생활하는 만큼 각 교실마다 별도 책상을 둬 밀접촉 가능성을 줄였다. 장난감과 교자재도 소독기를 이용해 사전 소독을 마쳤다.

따로 마련한 임시보호 관찰소에는 손 소독제와 휴지를 비롯한 각종 보건물품을 갖춰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한 보육교사는 "코로나19 방역 대책을 충분히 강구했지만, 학부모들의 우려가 높은 만큼 원생 지도에 보다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3개월여 연기됐던 초등학교 1·2학년생, 유치원생 등교가 시작된 27일 오전 광주 북구 신용동 단설 건국유치원에서 원생들이 손 소독을 하고 있다. 2020.05.27.wisdom21@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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