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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내게 창작의 원동력"

입력 2020.06.29. 18:27 수정 2020.06.29. 18:27
김혜진 기자구독
문예회관 기획공연 '방탄철가방' 최용석 소리꾼 인터뷰
내달 3~4일 광주문예회관 소극장
오월 주제로 한 판소리 1인극
2014년 초연 국립극장 매진 기록
해학과 한 오가며 메시지 드러내
"무거운 마음… 진심 다해 무대할 것"

"판소리를 시작하면서 '5·18을 꼭 무대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5·18은 제게 창작의 원동력입니다."

다음달 3~4일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열리는 '방탄철가방-배달의 신이 된 사나이'(이하 '방탄철가방') 공연을 앞둔 최용석 소리꾼은 5·18 판소리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1인 창작 판소리극 '방탄철가방'은 최용석 소리꾼 작품으로 지난 2014년 초연 때 국립극장 전석이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판소리에 연극요소를 접목, 1980년 5월 광주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들의 삶을 이야기한다. 작곡에는 소설가 황석영의 아들 황호준이 참여해 눈길을 끈다.

1980년 최씨는 목포에 사는 일곱살난 꼬마였다. 5월 어느날 집 밖에서 놀다 광주의 실상을 알리기 위해 목포에 온 시민군과의 만남을 아직까지 기억한다. 중학생이 된 그는 광주의 오월을 쉬쉬하던 시절 '목포까지 온 시민군들은 어떤 사람이었을까'하는 호기심으로 광주비디오와 책, 강연을 통해 80년 5월에 대한 진실을 일부분 알게 됐다.

판소리를 전공하는 대학생이 되고 창작판소리를 하겠다고 나서면서부터 5·18은 그의 목표가 됐다. 언젠가 작품으로 만들겠다는.

'내 주변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던 그는 '방탄철가방'을 영웅의 서사보다 소시민, 시민군, 이름 없이 스러져간 사람들의 이야기로 꾸려냈다. 주인공인 짜장면 배달원 최배달도 그런 사람 중 하나다.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다기 보다 내 주변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 자신이 살기 위해 배달 작전을 세운다.

그를 주역으로 극은 해학과 한을 오고 가며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판소리의 환상성을 기반으로한 황당한 장면 장면에는 비극성이 조금씩 비쳐진다. 제목인 '방탄철가방'은 당시 시민군들이 계엄군 앞에 나설 수 있었던 마음을 뜻한다. 짜장면을 배달하는 철가방이 절대 방탄일리 없는 것처럼 시민군들의 무력 또한 압도적 무력 앞에서는 보잘 것 없는 작은 존재이나, 그것을 방탄이라 믿을 수 있었던 것은 그 무엇도 뚫지 못할 '마음의 무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의미다.

최씨는 "40주기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진상규명이 되지 않고 책임자도, 발포명령자도 나오지 않는 이런 상황들이 답답하다"며 "항상 부끄럽고 무거운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는데 이번 무대는 더욱 마음이 무거운만큼 진심을 다해 공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은 3일 오후 8시, 4일 오후 3시·7시에 진행된다. 관람료는 전석 3만원이며 광주 시민에는 특별할인 40%가 적용된 티켓가로 제공된다.

'방탄철가방'은 제2회 창작국악극대상 남자창우상, 2014년 국립극장 전석매진,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레퍼토리 전통예술부문에 선정됐다.

중앙대 한국음악과 출신의 최용석 소리꾼은 안애란, 성우향 명창을 사사했고 김세종제 춘향가 이수자다. 2002년 창작 판소리·민요·소리극을 제작하고 공연하는 판소리공장 바닥소리를 세운 바 있다.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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