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회식 자리에서 다수의 여직원에게 성추행 행위를 반복한 공기업 간부의 해임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다.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송인경 부장판사)는 A씨가 자신이 근무하던 모 공기업(전남 나주 위치)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 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5일 밝혔다.

해당 공기업은 내부고발자 익명신고 시스템에 A씨의 성희롱에 관한 고충 신고가 접수되자 사실관계를 조사한 뒤 A씨를 해임했다.

회사 회식 자리 또는 이어진 술자리에서 간부인 A씨가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여직원들의 고충이 신고의 주된 골자였다.

한 여직원은 회식 다음 날 출근해 상사인 A씨에게 전날 있었던 일을 상기시키는 한편 불쾌했었다며 재발 방지를 당부했는데 이후 업무처리에 관한 간섭·인신공격·각종 음해 등 A씨의 보복성 행동이 계속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씨는 '징계 절차상 하자가 있다. 소명 기회를 차단하는 등 방어권을 침해했다. 해임은 부당하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해임에 관한 회사의 징계 절차 과정에 어떠한 하자도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성희롱 고충 신고서를 통해 제출한 내용은 A씨로부터 추행당한 경위·장소·내용과 방법·느낀 감정과 대응 방법 등 주요 부분에 관해 구체적이고, 실제 경험하지 않고서는 진술하기 어려운 세부적 내용을 담고 있어 신빙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는 부서 내 모범을 보여야 할 직책에 있었다. 직무상 직위를 이용, 회식 자리에서 다수의 여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적 언행을 동반한 성추행 행위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기업인 회사가 수행하는 직무의 특수성과 공공성을 고려하면 이 회사 임직원에게는 공무원에게 준하는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된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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