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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무등일보 신춘문예] "난독시대···아이들에 책의 매력 선사"

입력 2020.01.03. 14:19 수정 2020.01.03. 14:19
동화심사평-임지형 동화작가

요즘 초등학교에선 한 학기 한 책 읽기를 한다. 동화책 한 권이 낱낱이 읽히고, 분석돼 그것을 기반으로 활동의 결과물을 내놓는다. 어린 학생들이 내놓는 것이라고 우습게 여길 만한 것은 없다. 기발한 상상력과 구성력이 어른 못지않은 경우도 많다. 기성 작가라고 해서 방심할 수 없을 정도다. 정신이 번쩍 나고 위기감을 느끼는 건 말할 것도 없다. 그런 마당에 시대에 뒤떨어진 소재나 발상으로 글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 이번 신춘문예 심사가 유독 힘들었는데 바로 그 문제 때문이었다.

지금의 아이들 수준을 전혀 알지 못하는 안일한 작품이 너무 많았다는 거다. 동화는 소설이나 시와는 분명 다르다. 1차 독자가 어린이다. 동화를 쓸 때마다 누구를 대상으로 글을 쓰고 있는지 자각하고 깊이 고민하면서 글을 썼으면 좋겠다.

각설하고 올해 무등일보는 당선작이 아니라 '가작'을 냈다. 최종심에 오른 작품은 '수상한 엘리베이터' '우리들의 욕 파티' '이웃냄새' '기운찬 도서관' 네 작품이다.

먼저 '수상한 엘리베이터'(최길옥)는 느닷없이 나타난 엘리베이터라는 소재가 나름 흥미로웠다. 하지만 그 소재를 너무 많은 이야기로 펼치려다 중구난방으로 끝나버린 것이 아쉬웠다. '우리들의 욕파티'(김소은)는 아이들이 어른들 몰래 욕을 하는 모임을 만들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설정이었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욕 문제를 교훈적으로 해결하느라 '미친 여자'를 등장시키는데, 그 미친 여자를 주인공의 엄마로 설정하면서 균형이 무너져버렸다. '이웃냄새'(신명진)는 전체적인 구성이나 문장은 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가난하지만 마음 착한 한 부모 아이'를 그려내는 방식은 좀 더 가다듬었으면 좋겠다. 이거야말로 낡은 동화의 전형처럼 보였다.

마지막, 가작으로 선정한 '기운찬 도서관'(곽지현)은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사는 아이들에게 책의 매력을 주인공과 친구를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른이 등장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작품들과는 달리 아이들이 주도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답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당선작이 아닌 가작으로 선정한 것은 이야기에 담긴 감성이 작가인 어른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오래 된 중고책의 냄새, 손을 타서 닳은 종이책을 근사하게 표현하는 아이라니? 인생 2 회차 사는 어린이가 아닌 이상에야 유튜브 시대의 어린이 감성은 아니라고 본다.

심사평을 마무리 지으면서 부탁 말씀드리고 싶다. 아무리 신춘문예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더라도 최소한 공모전에 대한 예의와 형식은 갖췄으면 좋겠다. 특히 이면지에 작품을 대충 출력해서 보낸 거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또한 컴퓨터나 스마트 폰에서 보이는 웹소설 형식으로 동화 문단을 나누고 글을 쓰는 건 잘못됐다. 동화와 웹소설은 장르가 다르다. 동화작가가 되고 싶다면 동화의 문장과 형식을 먼저 익히는 것이 기본자세이다. 응모한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건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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