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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학의 변화

입력 2020.06.05. 11:26 수정 2020.06.07. 18:39
도철원 기자구독
김재형 아침시평 조선대 법학과 교수 / 前 한국기업법학회 회장

학생들로 북적일 대학 캠퍼스에 정적이 감돈지가 벌써 수개월째다. 텅 빈 건물들 사이를 걷다보면 을씨년스런 옛 시가지를 걷고 있는 느낌이 든다. 이미 오래 전에 대학 캠퍼스의 건물은 더 이상 필요치 않을 것이라는 예측은 있었다. 미국의 경영전문가인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1997년에 한 잡지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30년 후에는 대학의 캠퍼스는 유물(relic)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가 언급한 30년 후는 숫자상으로 2027년이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그 시기가 7년이나 앞당겨진 셈이다. 아무도 캠퍼스의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이렇게 갑자기 닥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그리고 잠깐 머물다가는 바람정도로 생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학교육현장은 혼돈 그 자체이다.

미국의 경우도 심각하다. 코로나19가 1920년대의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대학에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0여개의 대학들이 내년에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 대학들에게서 'Perfect Storm(초대형 복합위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50개 이상의 대학에서 등록금환불소송이 집단소송 형태로 제기되어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서 뉴욕대 경영대학원 스콧 겔로웨이(Scott Galloway) 교수는, 팬데믹의 장기화로 전 세계 대학교육이 빠르게 변화될 것이고 현행 대학들이 해체되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12년째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감소로 적자운영이 지속되고 있었는데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재정손실, 더 나아가 등록금환불요구까지 겹쳐 4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상태로 2학기에도 온라인 수업이 이어진다면 대학의 폐교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 전체가 불황의 늪에 빠져 있어 기부금은 기대하기 힘들다. 대학병원의 환자수도 줄었고, 외국인유학생의 등록수도 줄었다. 그 외 기숙사수입, 평생교육원 및 언어교육원 수입, 식당과 각종 편의시설의 수입 등이 급격히 줄었다. 만약 2학기에도 온라인수업이 계속된다면 외국인유학생들과 국내 학생들의 대거 중도탈락이 예상된다. 학생들이 현재의 온라인수업에 불만족하고 있는데다가 경제난으로 등록금 마련도 어려워 휴학 또는 자퇴하는 학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등록금까지 환불된다면 상당수의 대학들이 버티기가 힘들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학과간 통폐합, 보수삭감, 인원감축, 수익용 부지 및 건물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된다.

교육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혹독한 과정을 거쳐 살아남은 대학들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시대에는 현재의 교수들이 주도하고 있는 고비용의 교육시스템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면서 거의 무료교육이 시행되고 최종적으로는 모든 인류가 똑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 민주화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처럼 유명대학의 학위보다는 학생들이 희망하는 특정한 분야의 자격증이나 학위가 더욱 중요시되는 평생 교육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대학들이 현재의 파고를 어떻게 넘을 것인가가 우선의 관건이고 이후 뉴노멀 시대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두 번째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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