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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일만에 직관' 기아챔피언스필드 가보니

입력 2020.08.04. 19:33 수정 2020.08.04. 19:33
주현정 기자구독
안 되는거 투성이지만 “오늘만 기다렸다”
띄어앉기·취식금지·응원자제 제한 불구
팬들도 선수단도 “이제야 진정한 개막”
올해 첫 관중 입장이 허용된 '야구의 메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관중석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운영됐다. 관중들은 응원단장의 유도에 맞춰 '음소거 응원'을 하고 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D-DAY. 무려 312일만의 '직관'이다. 올해 첫 경기가 열린지도 92일만이다.

약속된 시간까지 한참이 남았는데 주변은 들썩이기 시작했다. 콧대까지 꼼꼼하게 올려 쓴 마스크 너머로 설렘이 새나온다.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생기에 선수단도 펄펄난다.

4일 올해 첫 관중 입장이 허용된 '야구의 메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모습이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러왔던 타이거즈는 전체 2만여석 중 2천50석을 개방했다.

입장이 시작된 오후 4시, 예매자 티켓교환 무인발권기는 물론 굿즈샵, 출입구까지 타이거즈의 상징인 붉은 응원복을 입은 야구팬들은 이미 100여m 이상 길게 줄지어 섰다. 하나같이 거리두기 스티커에 발맞춰 차분하게 차례를 기다린다.

드디어 입장.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필수', '음식물 섭취 금지'를 알리는 안내문을 지나 발열 체크와 티켓 확인, 전자출입명부인 QR코드 인식 및 개인정보 수기 작성, 소지품 검사 등 예년보다 늘어난 '단계'가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야구장 풍경을 온 몸으로 체감케 했다.

KIA 구단 측은 이에 보답의 차원으로 타이거즈 수건을 기념품으로 건넸다.

올해 첫 관중 입장이 허용된 '야구의 메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취식대 모습.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띄엄띄엄 운영됐다.

경기장 내부는 사뭇 더 생경했다.

"마스크 벗으면 안되고요. 육성 응원도 금지입니다. 위반시 경고이고요, 세번 누적되면 퇴장조치됩니다". 살벌한 주의사항을 듣고 입장한 경기장 관람석은 앞·뒤·옆으로 2칸씩 떨어져 앉아야 했다.

매점은 물론 화장실, 흡연실 등 경기장 전체 시설에도 거리두기 시스템이 적용됐다. 취식도 특정 장소에서만 할 수 있는 등 온통 지켜야 할 규칙 투성이었지만 불만을 드러내는 이는 없었다.

올해 첫 관중 입장이 허용된 '야구의 메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의 흡연실 모습. 이곳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운영됐다.

흥겨운 응원가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가득찼던 응원은 사라졌지만 관중석의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관중들은 마스크를 쓴 응원단장의 유도에 따라 응원봉을 상하좌우로 신나게 흔들었다. 육성응원 대신 율동과 박수가 전부인 응원법이 어색할법도 하지만 금세 '음소거 응원'에 적응했다.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이따금씩 새어나오는 환호와 탄식은 허용됐다.

올해 첫 관중 입장이 허용된 '야구의 메카'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내 편의점 이용객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서 있다.

이날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팬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310여일만의 만남, 넘넘 보고 싶었어요'라고 쓴 스케치북을 들고 응원하던 한 팬은 "오늘을 기다렸던 터라 경기 시작을 한참 앞두고 찾아왔다. 비록 육성응원은 불가하지만 선수들을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이 난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왔다는 한 팬도 "안 되는거 투성이지만 낯설면서도 재미있는 새로운 응원 문화 덕에 유쾌한 하루를 보내고 간다"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서 예전처럼 편하게 응원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해 첫 관중 입장이 허용된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한 팬이 선수단에게 스케치북 인사를 건네고 있다.

윌리엄스 KIA 감독도 이날 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드디어 홈팬들과 만나게 됐다. 팬들보다 선수들이 더 들뜨고 설레지 않을까 싶다"며 올해 첫 관객을 맞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팬들이 야구장으로 돌아오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2천50명의 홈팬 응원에 큰 에너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경기장에 방문하는 팬들에게는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기복 없는 야구가 무엇인지 보여 주겠다"고 약속했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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