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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文 정부, 부동산 정책 소신 갖고 끝까지 밀어붙여라

입력 2020.08.12. 13:09 수정 2020.08.12. 19:06
박석호 기자구독
박석호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본부장

지난달 말 고등학교 후배와 저녁 자리를 함께 했다.

"선배! 부동산 정보도 많이 알고 기사도 많이 쓰시던데, 부동산 재테크 어떻게 하세요? 돈 좀 버셨죠?"라고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 한참 고민하다 "특별한 것 없는데"라고 답하자, 후배는 "여태 뭐하고 살았어요"라며 부동산 성공기를 자랑스럽게 풀어냈다. 전세로 살고 있다는 후배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로 몇 개월만에 수천만원을 벌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사회주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후배는 자리를 뜨면서 "이 정부 끝나면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가 또 올 거예요. 선배, 지금이라도 부동산에 관심 좀 가지세요"라고 조언했다. 바보라는 생각에 부끄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배의 전매 차익은 노력의 정당한 대가일까? 아니면 불로소득(不勞所得)일까?

사전적 의미의 불로소득은 임금과 보수 외에 부동산·주식 매매 차익, 부동산 임대료 등 자산소득과 상속·증여 재산 등을 포괄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불로소득은 큰 노력 없이 얻은 소득을 의미한다. 국세청의 '2017년 귀속 양도소득과 금융소득'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불로소득 규모가 한해 136조원에 이른다. 이중 부동산 양도차익이 절반을 훨씬 넘는 84조 8천억원에 달한다. 더 큰 문제는 불로소득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고, 일부 자산·소득 상위계층이 독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엄청난 불로소득을 올리면서 세금조차 내지 않으려고 온갖 편법증여와 탈세를 일삼기도 한다. 당첨과 동시에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의 웃돈이 붙은 분양권 불법거래도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넉넉지 않은 소득에도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며 살아가고 있다. 불로소득을 이대로 나두면 사회 통합과 안정은 요원하다. 안 쓰고 안 먹고 평생 월급을 모아도 내 집 마련 조차 어려운 서민들이 막대한 규모의 불로소득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박탈감을 느낄지 공감한다. 누구는 쉽게 돈을 버는데, 누가 땀 흘려 열심히 일하고 싶겠는가.

문재인 정부가 이런 불로소득과 부동산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강력한 부동산 정책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 3법'에 이어 '임대차 3법'까지 나오면서 일부 계층과 보수언론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의 당위성은 차고 넘치고, 방향성도 맞다고 생각한다. 다만 너무 급하게 진행되고 일부는 현실과 맞지 않고 과격하다는 지적은 옳다고 본다. 이런 문제는 제도시행 과정에서 고쳐 나가면 된다. 과거 정부도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수차례 대책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투기 광풍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성이 떨어져 시장이 이를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부동산 전문가는 아니지만, 소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부동산 고질병에 대한 분노와 절망을 말할 자격은 있다고 본다. 불로소득도 '능력'이고 부는 오로지 개인이 노력한 결과일까? 아니다. 이번이 부동산 투기와 불로소득을 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종합부동산세를 내는 국민의 비율은 1% 남짓이고, 다주택자 비율은 전체의 15% 정도 된다. 이번 부동산 정책으로 불로소득이 줄어드는 사람들은 미미하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수혜자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말까지 소신을 갖고 끝까지 밀어붙여 달라. 땀의 대가가 인정되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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