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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제도 보완해야"···'금지 연장' 의견은 엇갈려

입력 2020.08.13. 20:04
유자비 기자구독
거래소, 공매도 금지 연장 찬반 토론회 열어
"기울어진 운동장, 제도 보완해야" 공감대
"1년 연장해야"vs"증시 영향 규명 어려워"

[서울=뉴시스] 유자비 김제이 기자 = 공매도 금지 조치 연장 여부를 놓고 찬반 여론이 팽팽한 가운데 13일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국내 시장에 도입된 공매도 제도에 대해 꾸준히 지적돼 온 불평등한 접근성, 불법 무차입 공매도 문제에 대해 대체로 공감했다. 하지만 공매도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는 의견이 나뉘며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과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날 오후 서울 은행회관 국제회관에서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공매도의 시장 영향 및 바람직한 규제방향' 토론회에서 각 패널들은 주제 발표 후 각자 입장을 대변하는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유튜브 삼프로TV채널을 운영하는 김동환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은 "학계에서는 주로 선진 시장인 미국이나 영국을 벤치마킹하지만 이는 이론과 실제의 괴리가 존재한다"면서 "국내 시장의 규제가 제일 엄격하다는 것에 동의하는데, 이는 외국인투자자들이나 금융회사로 인해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사후약방문식으로 막다 보니 빚어진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5월 골드만삭스인터내셔널이 401억원 규모의 상장주식 156종목을 무차입 공매도해 규정을 위반한 사례가 있었다. 금융당국은 이에 대해 75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공매도 구조는 95% 이상이 외국인투자자와 기관"이라면서 "이렇게 개방된 금융시장이나 신흥시장에서 공매도 시장 접근성에 대한 공정함이 가장 중요한 논의구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도 "공매도에 불만이 많은데 근원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기회의 균등성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외국인과 기관은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개인은 신용 때문에 빌려올 곳이 없다. 실질적으로 공매도 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시장에서 이를 방치하면 개인 투자자는 계속 공매도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에 공감하며 공매도 제한 조치를 내년까지 연장하고 제도 역시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시장은 외국인투자자들의 놀이터가 된 지 오래"라면서 "사이즈도 작지 않은 시장에서 이번 공매도 제한 조치로 시장의 유통주식을 국내 개인들이 대부분 샀는데, 만약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부동산이 들썩이거나 해외로 다시 돈이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희준 한국증권학회 학회장은 "(공매도 제도는) 불공정한 게임으로 개인투자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공매도 제도의 역기능 등에 대한 건 공매도의 본연적인 기능의 문제라기보다 제도의 문제로 무엇보다 개인투자자 접근이 어렵다는 점과 불법 무차입 공매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전종목에 대해 1년 연장해달라.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 개선을 위해 6개월은 불가능하다"며 "선진국 수준의 징벌적 손해배상, 불법 무차입 공매도 실시 감시 시스템 가동 등 두가지 제도 없이 선행한다면 주식시장 셔터를 내려라"고 주장했다.

반면 공매도 제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기에는 문제 규명이 어렵다며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제까지) 공매도가 원인이고 주가 변동성, 거래량 등 인과관계에 대한 실증적 규명이 없었다"며 "역으로 공매도 금지했을 때 주가 하락을 방어하거나 혹은 주가를 올리거나, 안정시키느냐에 대해서도 실증적 규명이 어려우므로 실증적으로는 공매도 시장 영향에 대해 별다른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법규 위반 적발시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은 동의한다. 몇가지 규제를 하는 게 적정선"이라며 "9월 종료와 함께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청객으로 참석한 증권사 관계자도 발언권을 얻어 "업계에선 공매도가 있었더라도 (주가가)똑같이 올랐다는 게 정설"이라며 "외국인 중 상당수가 공매도를 하면서 손실을 본다. 외국인이 이익을 많이 본다는 것은 편견"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각 증권사에선 주식을 빌려오고, 다른 기관 투자자에 빌려주고 담보로 달러를 받는데 이런 부분을 합치면 수조원에 달할 것"이라며 "공매도가 막히면서 달러 조달이 어려워졌다. 증권사 위기도 자금이 안 돌아서 온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공매도란 타인의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하락할 때 이를 다시 사서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 방법이다. 보통 공매도는 시장의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발생하는 거래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거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공매도의 증가는 시장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추세가 거세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금융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흔들리는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했다. 기간은 지난 3월16일부터 오는 9월15일까지로, 공매도 금지 종료 시한이 한달여 남았다.

금융위는 이번 토론회 의견을 청취한 뒤 공매도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abiu@newsis.com, je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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