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 ~ 해보세요'
입력 2020.10.15. 13:26 수정 2020.10.15. 19:22치아의 통증과 관련된 여러가지 속담 중 '이 아픈날 콩밥한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딱딱한 콩은 아픈 치아로 먹기 힘든 음식입니다. 그런데 이가 아픈데 하필 콩이 잔뜩 들어있는 밥을 먹어야 하는 상황, 즉 곤란한 처지에 빠졌는데 더욱 곤란한 일을 겪는다는 뜻의 속담입니다. '앓던 이가 빠진 것 같다' 라는 말은 오랫동안 골머리를 썩이던 문제가 속 시원하게 해결되었을때 흔히 쓰는 속담입니다.
치아 자체에서 오는 통증 뿐 아니라 치아를 지탱하는 잇몸의 통증을 포함하여 치통(齒痛, Toothache)이라고 합니다. 치통의 원인은 성인의 경우는 주로 충치나 풍치, 치아파절, 심한 치아 마모 등이 원인이 되며, 소아나 청소년의 경우에는, 치아가 새로 날 때 잇몸을 뚫고 나오면서 생기는 맹출통(萌出痛), 또는 사랑니가 잇몸 안에 누워있어 밖으로 나오지못해 생기는 매복치(埋伏齒, Impacted tooth) 통증도 포함됩니다.
치통은 주로 단 음식이나 아주 뜨겁거나 차가운 음식을 먹을 때 나타나며 심한 기압 변화에 의해서도 나타납니다. 간혹 비행기만 타면 치아가 아프다는 여행자들도 있습니다. 비행기가 높이 올라가면 기압이 낮아지는 반면, 신체내의 압력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잇몸이나 치아 안의 혈관이 팽창하게 됩니다.
이때, 충치가 신경에 가까이 있었거나 또는 치아 속 신경에 염증이 있었던 경우 기압변화로 인해 심한 치통이 발생하게 되고 이를 일명 '항공성 치통 (航空性 齒痛)'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여행중에 치통이 심하게 생긴 경우에는, 모든 일정을 미루고 바로 현지 치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응급상황이 될 정도로 치통은 몸에 생기는 어떤 통증보다도 견디기 힘든 통증입니다.
그런데 치통이 심하게 나타났다가 다시 괜찮아지기를 반복하는 경우가 있어 '이러다가 또 나아지겠지' 하고 방치하다가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치아의 신경관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앓던 이도 그냥 두었더니 안 아파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아픈 치아가 나아진 것이 아니고, 급성질환이 만성질환으로 진행되었거나, 아예 치아신경이 죽어서 통증을 못 느끼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행복한 삶을 말할 때 '오복(五福)을 갖추었다'라고 하며 그 오복 중의 하나가 일생동안 건강하게 사는 삶입니다. 오랫동안 치아를 오복 중의 하나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 만큼 잘 씹고 잘 먹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첫번째 비결이기 때문입니다.
'이가 자식보다 낫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자식은 속을 썩이지만 치아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와준다는 뜻입니다. 우리 가족 중에 혹여 아픈 이를 참고 있지는 않는지, 치아가 없어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지는 않는지 세심히 살펴보면 어떨까요? 가까이 있어도, 입안에 있는 치아는 잘 안보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사랑하는 가족과 마주보면서 이렇게 한 번 말해보세요 '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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