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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동 집값 2주 만에 1억 이상 껑충···2018년 재현되나"

입력 2020.10.23. 17:10 수정 2020.10.23. 17:11
박석호 기자구독
<‘아파트값 이상징후’ 광주 봉선동 가보니>
외지투기세력 특정아파트 집중 구매
타 지역 확산 우려…대책 필요 지적
일부 “실수요자로 가격 상승” 주장도
광주 남구 봉선동 일대. 뉴시스

"아파트 가격이 2-3주 만에 1억 원 이상 뛰었어요. 이러다 지난 2018년 집값 폭등 현상이 재현될까 걱정입니다."

지난 23일 찾은 광주 남구 봉선동 일대 A공인중개업소.

중개업소 앞에 붙어있는 광고판에는 매입자를 찾는 아파트들이 빼곡했고 '고급 인테리어', '조망권 좋음'과 같은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매물로 나온 아파트 가격. 올해 초반만 해도 3억원 이였던 아파트가 3억원 후반대에 나온 것이다.

올해들어 광주 아파트값 상승률이 1% 미만인 가운데, '광주의 강남'인 봉선동 아파트값이 최근 단기간에 1억원 이상 급등하는 이상 징후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 정책을 피해 외지 투기세력들이 봉선동의 부동산을 매입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A공인중개업소 B중개사는 "최근 부산과 대구 등 다른 지역에서 봉선동 아파트를 구매하러 자주 방문하고 있다"며 "외지인들이 매물로 나온 물건을 가져가면서 집값이 최근 급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구 수성구가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대구에서 집을 사지 못한 외지 투기세력들이 다른 지역을 물색하다 봉선동에 있는 특정 아파트를 찍어 집중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지 투기세력들이 지난 8월부터 봉선동의 인기가 높은 몇몇 아파트를 목표로 인근 공인중개소를 돌며 '계약갱신요구권' 도입 이후 전세 대신 매물로 싸게 내놓은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투기꾼들이 오고 나서 최고 1억원 이상 오르고 인근의 다른 아파트들도 4천만원 이상 평균 시세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에 있었던 단기간 폭등 현상이 재현되는 것이 아닌지 불안하다. 그때도 실수요자들은 집을 얻지 못하고, 집을 얻었다 하더라도 수억원을 손해 보는 등 피해가 적지 않았다"며 "투기꾼들의 이러한 행태를 반드시 뿌리 뽑아 광주 시민들이 집 때문에 고통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율은 올해 1분기 14%에서 2분기 17%로 높아졌다. 지난 9월에는 전달보다 3% 포인트(p) 오른 20%에 달했다.

반면 이 곳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C공인중개사는 "외지투기세력들이 봉선동에 왔다 간 것은 알고 있지만 실제로 많이 구매하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봉선동 집값 상승은 2018년 이후 내려갔던 집값이 원상회복되는 과정이고 최근 전세난으로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외지투기세력들이 봉선동에 왔지만, 이미 실수요자들로 인해 가격이 오른 상태여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외지 투기세력의 매수로 인한 가격 상승이 향후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최현웅 사랑방부동산 팀장은 "과거에도 이 같은 현상에 따라 먼저 가격이 오른 아파트 만큼 비슷한 수준으로 뒤따라 시세가 오른 곳이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아직 외지인들의 투기 목적 아파트 매입이 파악된 것은 없다"면서도 "구체적인 투기 정황이 파악되면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석호기자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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