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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로나19 백신의 과학과 미신

입력 2021.02.25. 14:23 수정 2021.02.25. 20:10
김성희 기자구독
서해현 건강칼럼 서광요양병원장

코로나19 백신접종을 26일 시작한다. 65세 미만 전국 요양기관 환자와 종사자가 대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생산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다. 다행이다. 하지만 불안한 자영업자와 우울한 시민들을 생각하면 기쁘지 않다. 초기 방역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백신을 서둘렀어야 하는데. 영국에 비해 80일이나 늦었다. 효과가 뛰어난 mRNA 백신이 아니어서 아쉽다.

과학적 근거 없이 맹신하는 것이 미신이다. 사실과 다른 지식인데도 오래 동안 오류가 교정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사람들은 사실 또는 진실과 상관없이,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을 말하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첫째 미신은 '대한민국은 방역 선진국이므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서두를 필요 없다.' 2020년 여름에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는 감염율과 사망률이 낮아서 백신을 천천히 해도 된다. 북미와 유럽의 백신확보 경쟁을 보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 나라는 폭증하는 감염사태로 의료시스템이 문제되니까 성급하게 백신을 서두른다. 틀린 말이다. 사실은 확진자가 적을수록 빠른 백신접종이 필요하다. 인도의 수도 뉴델리를 포함하는 델리주의 1월 항체 보유율은 56.13%이었다.

환자 발생이 작년 11월 하루 8천명에서 12월 1천명, 최근에는 100명대로 줄었다. 집단면역 효과이다. 인구 2천만명의 델리주는 예방접종 없이도 집단면역 단계이므로 백신이 절박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2월 4일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항체 검사 결과 0.09%다. 집단면역 형성을 위해 백신을 서둘러야 한다. 정상 일상으로 돌아가려면 전국민 백신이 필수이다. 코로나19 백신은 인도보다 항체 보유율이 낮은 우리나라가 훨씬 더 절박하다.

둘째는 '백신은 위험한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다른 나라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 과학적 검증 절차를 무시하는 말이다. 세상에 100% 안전한 약은 없다. 효과가 있으면 부작용이 있다. 모든 의약품은 전임상, 임상 1, 2, 3단계를 거치며 효과와 안전을 엄격하게 확인한다.

그 결과를 가지고 당국의 허가를 받은 뒤에야 사용할 수 있다. 이달 22일자 이스라엘의 백신접종율이 50%를 넘었다. 2차 접종 후 감염예방율은 95.8%였다. 2차 접종 후 1주가 지나면 그린패스를 발급받아 국내외 여행과 헬스클럽 등을 방문할 수 있다.

3월 안에 전국민 접종이 완료될 예정이다. 이스라엘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접종 부작용을 면책하고 모든 임상데이터를 제공한다는 파격조건으로 화이자와 협상을 성사시켰다. 정부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모든 역량을 동원한 덕택이다. 리더가 영광은 독차지하고 책임은 아래에 미루는 조직은 쇠퇴하는 법이다. 정부가 과학자를 존중하지 않으면 과학의 시스템이 망가진다. 정치가 과학을 압도하면 결국은 국민이 손해이다.

셋째 미신은 '백신과 치료제를 한국에서 만들겠다.' 현재 국내 백신 개발은 물 건너간 것 같다.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도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변이바이러스 대처 능력도 만족스럽지 않다. 국내 개발 기대가 물거품이 되었다. 중국 러시아보다 뒤쳐진 대한민국 생명과학기술의 현실이다.

과학은 애국주의만으로 이룰 수 없다.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백신을 개발하려면 5~10년 기간과 1조원 가까운 비용이 든다. 실패할 확률도 높다. 미국은 백신 개발에 100억 달러 가까운 예산을 배정했다.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존슨앤드존슨, 노바백스, 머크 등 회사가 개발지원 혜택을 받았다. 애초에 국가의 지원 없이 높은 결과를 기대한 우리가 잘못이었다.

과학과 과학자를 존중하지 않고, 의료의 전문성과 의료인을 무시하는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 금고 1년 이상 형이 확정된 의료인의 면허를 박탈하는 의료법 개정은 재고해야 한다.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세계 최고수준 의료를 이끌어온 의료인의 등에 비수를 꽂는 행위이다.

2달 전부터 요양기관 종사자들은 매주 2회 코로나19 PCR 검사를 받고 있다. 검사할 때마다 아프고 힘들다. 매번 모두 음성이었지만 중단되지 않았다. 이제 고통스런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될까? 필자가 책임자로 있는 요양병원은 다음 주 초 예방접종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대상자의 93%가 접종에 동의했다고 한다. "정말 맞아야 되나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분도 있었다. 고맙게도 우리병원 직원 및 간병인, 대상자 모두가 접종에 동의했다. 자신과 이웃을 위한 일이라며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했다. 고마운 일이다. 백신이 환자와 종사자들을 지켜주기를 기대한다.

항체 보유율 70%. 집단면역, 코로나19 팬데믹을 종식하는 절대반지이다. 우리나라 시작은 늦었다. 그렇지만, 세계 최고 의료시스템을 활용한다면 만회할 기회는 있다. 2021년이 가기 전, 집단면역 목표 달성을 희망한다. 백신 도입과 접종. 빨리 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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