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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일보

<칼럼> 음모론

입력 2021.03.03. 09:23 수정 2021.03.03. 20:01
윤승한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문화체육부장/부국장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자극적이고 해괴한 얘기들이 판을 친다. 음모론이다. 어떤 것들은 그 논리가 그럴싸해 혹 하는 경우도 있다. 음모론은 진실을 가리고 싶거나 외면하고 싶을 때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음모론은 통상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 수 없을 때 그 배후에 거대한 권력이나 비밀스러운 조직이 있다고 여기며 유포되는 소문을 일컫는다. 미국의 언어학자 노암 촘스키는 "누군가 세상의 일을 좀 자세히 알려고 할 때 그걸 방해하고자 하는 사람이 들이대는 논리다"라고 규정했다. 정확한 정보의 부재 탓이 크다.

작년 초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자 바이러스 진원지를 놓고 확인되지 않은 설들이 입살에 오르내렸다. 중국 우한연구소발 유출설과 미국 정보기관 개입설 등이 대표적이었다. 우한연구소발 유출설의 경우 연구원 증언 등이 더해지면서 그럴 듯하게 포장되기도 했다. 현재까지도 코로나19 최초 진원지를 둘러싼 다양한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진실은 오리무중이다.

국가적 대재앙이나 대규모 자연재해도 여지없이 음모론의 대상이 되곤 한다. 지난달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하자 SNS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일으킨 인공지진'이란 음모론이 떠돌았다. 당시 '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을 넣는 것을 봤다'는 황당무계한 헛소문까지 떠돌아 한·일간 해묵은 민족감정을 자극하기도 했다.

지난달 이례적인 폭설과 한파가 덮친 미국 텍사스주에서도 미국 정부의 폭설 조작설이 나돌았다. 텍사스에 내린 폭설이 미국 정부가 만든 가짜 눈이라는 것이었다. 최근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해 생체칩 삽입설까지 횡행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를 이유로 백신 접종을 거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보통 음모론은 가짜뉴스와도 일맥상통한다. 불안하고 두려운 상황을 정면 돌파하기 보다는 누군가의 책임으로 돌림으로써 자신이 처한 현실 속 압박감을 다소나마 덜어보려는 나약한 인간 본성의 산물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어찌됐건 진실이 아닌 음모론은 눈 앞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음모론은 그저 확인되지 않은 낭설일 뿐이다. 가볍게 웃어넘기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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