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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학력 격차와 꿈의 격차

입력 2021.03.30. 10:49 수정 2021.03.30. 20:02
김승용 기자구독
정화희 교단칼럼 운리중학교 수석교사

지우가 쉬는 시간에 달려왔다. 자율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싶은데 지도교사가 필요하단다. 무슨 동아리일까 궁금했다. 세계 문화와 시사 이슈에 대하여 영어와 국어로 토론하며 언어 능력도 키우고 세상 글로벌 뉴스도 많이 알아보고 싶단다. 그럼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궁금했다. 학교에 나오지 않는 날에는 회원들과 원격으로 대화하고 토론하겠단다. 기특했다. 기꺼이 허락해 주었다. 어린 제자들이 이렇게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미래 꿈을 향하여 한 걸음 내딛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코로나로 인한 격차 확대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걱정들이 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소득 양극화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력에 따른 디지털화의 차이 등. 온라인 수업으로 인한 학력 격차는 사회 불평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안고 있어서 불안이 크다. 이는 가정의 경제력 차이에 따른 온라인 환경, 예를 들면 기기의 구비 및 독립된 환경의 확보 등의 요인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더 큰 요인은 주어진 학습량을 수행하고 남은 시간은 학원으로 달려가는 것이다.

교육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체적으로 사교육비 지출은 줄었다고 한다. 아마 가정의 소득 감소 영향이 큰 듯하다. 그러나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큰 가구는 월 소득 최고 구간인 800만원 이상으로 한 달 평균 1인당 50만 4천원이었다. 월 소득 200만원 미만 가구의 9만 9천원 지출보다 5.1배 많은 것이다. 또한 사교육에 참여하는 비율도 월 소득 800만원 이상 구간에서 80.1%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학생 1인당 사교육비와 사교육 참여율도 서울 등 도시권과 지방간의 격차는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경제력에 따른 학력 격차는 교육 문제, 사회 문제로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학습은 단계가 있는 것이어서 주어진 시기에 적정한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면 소외된 학생들은 수업 시간 방관자가 되고 말 것이다. 상위권자는 자기 주도력의 확보로 여전히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중위권과 하위권이다.

그럼 해결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정부에서도 학력 격차에 대하여 진단하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온라인 수업 내실화 정도이다. '눈 가리고 아웅'이다. 물론 교사들의 자발성에 의지할 요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유사 상황은 반복될 것으로 많은 석학(碩學)들이 예상하고 있다. 거기에 알맞은 학습 수행과 평가 방식 등에 대한 적절한 처방이 있어야 할 것이다. 원격수업 참여 여건의 불균형 해소는 물론 실제 생산적 피드백이 가능한 플랫폼의 개발과 수준별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 및 교사 역량 강화 등.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수업과 자료개발, 학생 관리 등의 실제적 어려움을 듣고 해결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학습량의 적정화, 자기주도력 신장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교사들 간의 협업체계를 위한 유연한 정책들이 수립되어야 한다. 보조교사의 충원 등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월 1일부터는 광주형 화상수업 플랫폼 '미더스(Meet Us)'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기존 국가 플랫폼들보다 학습관리 및 출결 관리, 교사와 학생 간 소통기능을 강화하였다고 하니 기대가 크다. 시행착오 없이 교육 주체들의 요구에 맞는 기능들을 발휘하여 학력 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아이들 꿈을 담아내는 생산적인 그릇이 되길 응원한다.

지우처럼 자신들의 꿈을 향하여 도전하고 노력하는 우리 제자들이 코로나 원격수업의 한계로 꿈을 포기하거나 실망하는 경우는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침과 점심 시간 운동장에 조금씩 생기가 돈다. 마치 봄날 연두빛 새잎들을 보는 듯 상큼하다. 역시 학교는 아이들이 있어야 제격이다. 꿈을 위해서 꿈틀대는 아이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정부와 학교, 교사 모두가 학력 격차를 줄이고 제자들의 꿈이 더 커갈 수 있도록 휴수동행(携手同行)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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