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7주기] '예은아빠' 유경근씨 "5·18은 무력으로, 4·16은 무능으로 시민 희생"
입력 2021.04.11. 18:52 수정 2021.04.11. 18:56선원 재판 끝날 때까지 피켓 응원
오월 어머니에 "광주 다르다" 느껴
"온통 하얀 소복을 입은 오월어머니들이 저희의 노란 옷을 보더니 부둥켜 안고 우셨어요. '내가 다 안다. 나는 다 알아.' 하는 말만 되풀이하시면서요. 서로 기대 펑펑 울었던 그날 이후로 매년 5월 광주를 찾고 있어요"
지난 10일 오후 광화문광장 세월호기억관에서 만난 예은이 아빠 유경근씨는 광주와 특별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4·16과 광주의 인연은 2014년 광주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세월호 선원을 상대로 재판이 열리던 법원 앞 4차선 도로는 유족들을 응원하는 피켓을 든 광주시민들로 빽빽했다.
유씨는 "방청이 끝날 때까지도 시민들이 피켓을 들고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시민들에게서 모은 '세월호 특별법 촉구 서명'과 함께 간식을 쥐어주셨다"며 "그 때 '광주는 다르다'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그 날을 계기로 전야제 참석 등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그는 4·16과 5·18은 얼핏 달라보이지만 정부가 시민을 희생시킨 것은 같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5·18은 정부가 무력을 행사해 시민들을 죽인 사건이고, 4·16은 정부가 아무 것도 안함으로써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시민들을 죽인 사건이다. 결국 범인은 정부다"고 말했다.
유씨는 4·16, 5·18도 반복을 막기 위해서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면 용기를 내서 그 요구를 드러내달라. 노란리본을 꺼내 달면서 '잊지 않고 있다'고 전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안혜림기자 wforest@sr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