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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빛, 좋은 공기' 시사회 리뷰] 5·18이 반복되지 않는 세상을 위해

입력 2021.04.18. 12:56 수정 2021.04.18. 15:31
안혜림 기자구독
거울처럼 닮은 지구 반대편 두 나라
'잊혀질까 두렵다', 투쟁하는 사람들
16일 오후 '좋은 비, 좋은 공기' 시사회에서 임흥순 감독, 이용섭 시장 등 내빈들이 미얀마 군부독재에 저항하는 의미인 '세손가락 경례'자세를 취하고 있다.

고요한 5·18 민주묘지가 우중충한 흑백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낸다. 아들과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5·18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가 침묵을 뚫는다.

화면은 곧장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로 넘어간다. 낯선 언어가 극장을 메우지만 그들이 하는 말은 놀랄 만큼 비슷하다.

지난 16일 오후 다큐멘터리 영화 '좋은 빛, 좋은 공기' 시사회가 동구 충장로 광주극장에서 진행됐다. 한국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 미술전 은사자상을 받은 임흥순 감독이 직접 '5·18 민주화운동'을 담아냈다.

'좋은 빛, 좋은 공기'는 거울처럼 닮은 두 나라의 아픔을 연결해 미래에 보내는 편지다. 임 감독은 국가폭력의 고통을 관찰하고 영화로 기록하고자 했다.

1980년의 한국과 1976년 아르헨티나에는 모두 쿠데타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빛의 도시' 광주에서도, 아르헨티나 말로 '좋은 공기'라는 뜻을 가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수많은 시민들이 무고하게 희생됐다.

영화는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날 것 그대로 엮어낸다. 아들의 유해라도 찾고 싶다는 어머니, 수용소에서 끔찍한 폭력을 겪었던 여성, 경험하지 못한 고통을 배우려는 학생들이 모두 관객에 이야기를 건넨다.

생김새도 언어도 다른 두 나라지만 저마다의 방법으로 투쟁하고 있다는 점은 같다. 평범했던 그들은 지금 이 순간도 고통을 기억하며 광화문 광장으로, 아르헨티나 비밀수용소로 나서고 있다.

시사회에서 임 감독은 "'잊혀지는 게 두렵다'는 5·18 어머님의 말을 듣고 돕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젊은 세대, 다른 지역에도 5·18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광주 시민들이 알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잊혀진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한다. 고통과 희생을 기억하려는 사람들은 모두 '또 다른 5·18'을 두려워하는 게 아닐까. 개봉은 오는 28일. 안혜림기자 wforest@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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