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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닝브리핑] 울며 중고장터를 보는 이유

입력 2021.04.20. 17:05 수정 2021.04.20. 18:11
박지현 기자구독

"중고장터"

'계산서 지갑과 물빠짐 음식물 쓰레기 봉투 35개입 2묶음 팝니다.'

최근 중고거래 어플을 보면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손 때 묻은 물건을 팔아 몇 푼이라도 건지려는 사장님들의 착잡한 마음이 와 닿아서 입니다. 유독 식당 물품들이 많습니다. 고기 구울 때 쓰는 불판형 테이블부터 젖은 쓰레기 버릴 때는 쓰는 봉투, 비접촉 체온계, 밥주걱, 종이컵까지 다양합니다. 매일 쏟아지는 폐업물품들 중엔 올린 지 수 개월이 지난 것도 많습니다.

공동체 방역의 그림자는 자영업자들을 덮쳤습니다. 사람이 모이면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는 코로나19 특성상 영업제한은 꼭 필요합니다. 문제는 식당·술집 등에 직격탄이 된 점이죠. 광주에선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일반음식점 627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2019년 같은 기간 554곳에 비해 13.2% 늘었습니다. 한국신용데이터 분석결과, 집합 금지·제한 조처 대상이 된 자영 업자들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에 비해 42%까지 줄었다고 하네요.

광주는 자영업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설상가상, 자영업은 퇴직자·살직자들에게 진입 장벽이 낮아 '제2의 노동시장' 역할을 합니다. 팔리지 않는 폐업 매물들은 이 안전망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결국 자영업자들이 무너진다는 것은 광주 공동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죠.

광주·전남에선 민주당 담양사무소 관련 확진자들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위반하고 시설 내 일정 거리두기같은 핵심적인 방역 수칙을 어긴게 화근이 된 거죠. 방역은 누군가의 일방적인 희생만으론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자발적인 방역수칙 준수가 필수적 입니다. 중고장터에 새 주인을 기다리는 폐업매물들이 더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말이죠.

박지현기자 5973sally@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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