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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5월로 시간여행 떠나볼까요"

입력 2021.05.09. 15:38 수정 2021.05.09. 16:02
임장현 기자구독
광주관광재단 ‘오월의 버스’ 타보니
2시간 동안 5·18 사적지 돌며 역사의 현장으로
“계엄령 해제하라” 총 들고 당시 시민들 심정도
다양한 장소 체험은 호평…짧은 시간 아쉬움도
8일 광주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여행하는 오월의 버스' 프로그램 진행중 5·18 당시 계엄군으로 분장한 배우가 승객들에게 총을 겨누고 있다.

오월의 햇빛이 내리쬐던 지난 8일. 어버이날이자 5월 두번째 주말,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 터미널 앞에서 '타임머신 버스'가 20여명의 사람들을 태우고 41년 전인 80년 5월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광주관광재단이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운행하는 '오월의 버스'를 타자 80년대 풍으로 청자켓과 청바지에 뿔테안경을 눌러쓴 배우 겸 진행자가 샌드페블즈의 '나 어떡해'를 부르며 80년대 경쾌한 멜로디로 복고풍 분위기를 재현했다.

진행자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도착한 첫 번째 목적지는 노동자들이 밤새워 노동법을 공부하던 '들불야학'의 시발점인 광천동 성당. 서울의 '겨레터야학'을 본 고 박기순 열사가 1978년 광주의 첫 야학수업을 시작한 곳이다.

8일 광주관광재단이 운영하는 '여행하는 오월의 버스' 프로그램 진행중 5·18 당시 시민군 역할을 하는 배우 K가 시민에게 총기사용법을 교육하고 있다.

첫 학기에만 35명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들불야학이 배출한 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박효선 등 '들불7열사'는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하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광주 시민들과 함께 투쟁했다.

광천동 성당 인근의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이는 광천시민아파트로 향했다. 들불열사들의 숙소였던 이곳에서 박 열사는 22살의 어린 나이에 연탄가스 중독으로 눈을 감았다.

5·18의 상징적인 장소지만 최근 광천동 재개발 사업으로 철거될 위기에 놓여 있다는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참가자들은 안타까운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두 번째로 향한 곳은 서구 화정동 국군광주병원 옛터. 지금은 폐쇄돼 잡초만 무성한 이곳은 5·18 당시 근처 보안사 건물에서 고문을 받다 다친 시민들이 치료를 받으러온 곳이다. 치료를 받고 다시 고문을 받으러 갔기에 당시 이곳 의사들은 환자 상태를 일부러 악화됐다고 기재해 고문을 받지 못하게 보호하기도 했다고 해설사는 설명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총을 들고 잠시나마 시민군이 됐다. 참가자들은 "계엄령을 해제하라", "김대중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당시 시민군 체험을 했다.

다시 버스는 5·18 당시 남편과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들이 모인 광주 남구 양림동 오월어머니집, 5·18 최후 항전지인 동구 옛 전남도청, 5·18 관련 자료의 보고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을 거쳤다.

5·18 사적지를 돌며 80년 그날의 함성을 체험하는 새로운 방식의 투어에 참가자들은 대부분 호평이었으나 사적지를 충분히 둘러볼 시간이 부족했다는 아쉬운 의견도 있었다.

일본인 여자친구와 함께 투어에 참여한 은명현(26)씨는 "여자친구가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5·18에 관심을 갖게 돼 투어에 참여했다"며 "저렴한 비용으로 역사를 배우면서도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관광재단은 '여행하는 오월의 버스'를 오는 30일까지 주말 2회, 총 8회 운행한다. 비용은 5천원이고 출발 시간은 오전 10시이며 2시간이 소요된다. 버스 티켓 예약은 광주시티투어버스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임장현기자 locco@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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