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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결국 붕괴 참사까지

입력 2021.06.10. 11:02
구길용 기자구독
광주 주택 재개발·재건축 46곳
도심 아파트숲…회색도시 전락
안전사고·갈등·분쟁 끊이지 않아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지나가던 버스를 덮쳤다. 119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건축물에 매몰된 버스에서 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1.06.09.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구길용 기자 =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시 동구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지구 건물 붕괴 참사는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불러 온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아파트숲에 둘러싸여 '회색도시'로 변해가고 있는 광주시에서 최근 몇 년 새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집중됐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대형 안전사고나 갈등·분쟁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10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광주지역 주택재개발·재건축 사업지구는 모두 46곳으로, 이 중 33곳이 재개발, 13곳이 재건축지구다.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곳도 9곳에 이른다.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학동 4구역도 주택재개발지구 공사현장이다.

지역주택조합을 통해 아파트 건설이 이뤄지는 곳은 북구 9곳, 동구 6곳, 남구 4곳, 서구 2곳, 광산구 2곳 등 모두 23곳에 달한다.

광주의 주택보급률이 현재 107%에 이르고 오는 2025년 119.4%까지 폭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있지만 도심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광주지역 전체 가구에서 아파트가 차지하고 있는 비율도 66.8%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른바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아파트 과잉 공급이 심각하다.

그런데도 광주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구도심 재생사업에 치중한 지자체 정책에 맞춰 고수익을 내려는 아파트 건설회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광주시내 주요 금싸라기 땅에는 이미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만큼 건설사들의 타깃이 도심재생 사업지구로 모아지는 것이다.

높은 수익이 예상되는 이른바 '핫 플레이스' 사업지구 입찰에는 중앙과 지방 유력 건설업체들이 몰려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무분별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광주가 아파트숲에 둘러싸여 콘크리트 회색도시로 변해가는 것이 가장 크다. 도시경관 전문가들은 "지금의 아파트 도시를 고스란히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은 무책임한 죄악이다"라는 표현까지 하고 있다.

이번 건물 붕괴사고처럼 아파트 건설현장 내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작업장 인부들이 현장에서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가림막 붕괴사고 등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2019년에도 광주 동구 지산동 재개발구역 공사현장에서 아파트 5층 높이 가림막이 무너져 인근 차량과 건물을 덮치기도 했다.

부실한 규제와 무리한 사업 추진이 안전불감형 안전사고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9일 발생한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 건축물 붕괴사고도 안전불감증이 부른 전형적인 후진국형 인재였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큰 이권 때문에 조합과 건설회사나 조합 간부들 사이에 갈등과 분쟁도 속출하고 있다.

이 같은 부작용을 고려해 광주시 등 지자체는 정기적으로 조합의 자금 운용 및 회계 처리, 용역계약 체결 업무 처리, 정비사업비 적정 여부, 정보공개 적법성, 건설현장 준법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지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많다

그러는 사이 광주는 ‘난개발, 회색도시’라는 오명을 받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앗아가는 안전사고도 여전히 진행형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koo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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