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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무심했던 나날···공부방으로 반성"

입력 2021.06.21. 17:43 수정 2021.06.22. 16:32
이영주 기자구독
[사랑의 공부방 162호]
부족한 삼남매 뒷바라지…죄책감 아버지
아이들 웃는 모습 보는것이 자신의 소원
사랑의 공부방 통해 번듯한 공부방 마련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의 사회공헌활동인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162호가 진행된 김 군형제의 방

"전국을 누비는 일때문에 아이들 공부방을 챙기지 못해 항상 너무 미안했어요. 안타깝고 아쉬웠던 부분이 사랑의 공부방 덕에 조금이나마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아이들의 양육 환경에도 보다 신경을 쓰겠습니다."

트럭 운송업을 하는 아버지 김모씨는 삼남매의 방에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지난 날을 자책했다. 그간 일상적으로만 여겨왔던 삼남매의 방이 비로소 깔끔해진 것을 확인하면서다.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아이들과의 거리를 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러한 경제적 상황이 만든 양육 환경에 항상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사랑의 공부방을 통해 완성된 삼남매의 번듯한 공부방을 본 그는 반성과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5년 전 아내와 이혼하고 삼남매들과 함께 살고있다. 트럭을 몰고 전국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직업 특성상 집에 있는 시간도 짧다. 이따금 김씨의 어머니가 와서 삼남매를 돌보지만 이마저도 매 번 부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집안에 아무도 없는 날들이 일상인 삼남매는 중학교 1학년인 장남을 중심으로 버텨오고 있을 뿐이었다.

관심을 가져주는 이들이 없어 삼남매의 양육 환경은 부실할 수밖에 없었다. 지저분한 방의 상태가 계속되면서 청소와 정리정돈이 필요했다. 공부를 위한 장남의 책상도 부서져 가까스로 테이프에 의존한 채 버티고 있었다. 둘째와 막내에겐 책상조차 없었다.

이 같은 사연을 접한 사랑의 공부방은 삼남매를 위한 집정리와 책상 만들어주기에 나섰다. 사랑의 공부방은 먼저 집안을 치우는 대청소를 진행했다. 장판과 창틀 위에 쌓인 먼지가 닦이고 가재도구가 정리됐다. 책장의 뉘여진 책들도 제자리를 찾았다.

첫째가 쓰던 부러진 책상은 둘째와 함께 쓸 수 있는 넓은 책상으로 바뀌었다. 여자아이인 막내를 위해서는 공부방과 책상이 따로 마련됐다. 삼남매는 하루사이에 불쑥 바뀐 풍경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첫째와 둘째는 자신의 쓸 책상의 위치를 먼저 정하겠다며 미소를 머금은 채 옥신각신했다.

새 집으로 이사온 것 같다는 아이들의 말에 김씨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김씨는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에 "그간 생계 때문에 아이들에게 신경을 못 쓴 점이 너무나 미안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에 덩달아 기쁘다"며 "아이들이 웃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제 소원이기도 했다. 사랑의 공부방을 통해 아이들과 제 소원이 이뤄진 것 같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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