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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첫날···"밤 10시, 사람들이 쏟아졌다"

입력 2021.07.28. 05:00 수정 2021.07.28. 10:29
이예지 기자구독
오후 10시부터 심야영업 제한
찾아오는 손님이 적거나 없어
일찍 문 닫는 가게 눈에 띄어
일부는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
자영업자 "이대로는 못 살아"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27일 오후 10시께 찾은 광주 동구 구시청 사거리는 한산했다.

광주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적용된 첫날인 27일 오후 9시. 광주지역 주요 번화가 중 한 곳인 동구 구시청 사거리는 한산했다.

평소 시끌벅적한 음악소리와 화려한 네온사인을 뿜어내며 밤길을 환하게 비추던 주점들을 찾는 젊은이들로 붐볐던 이곳 거리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식당·카페·주점 등이 오후 10시 이후 영업이 금지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데다 평일인 탓에 그런지 분위기는 예전과 사뭇 달랐다.

주점, 카페, 음식점은 문을 열어둔 채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들어오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불이 꺼진 가게와 영업을 일찍 마치고 문을 닫는 주점들도 많았다.

27일 오후 9시50분께 광주 동구 구시청 사거리에 위치한 한 식당이 텅 비어있다.

코로나19에도 삼삼오오 몰려다니며 식당이나 주점에서 저녁을 즐기리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고,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만 눈에 띄었다. 상인들의 불안함과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있었다.

구시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손님들이 꽤 찾아왔는데 오늘은 찾아오는 손님이 없어 공쳤다"며 "이곳은 사실상 저녁 장사가 주를 이루는데 오후 10시까지로 영업을 제한하면 우리의 생명줄을 끊어놓는 것 아니냐"며 토로했다.

마감 시간인 오후 10시가 가까워지자 식당과 주점 안에서 술자리를 갖던 손님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이들은 이대로 집에 가기 아쉽다며 거리에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5명 내외의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담배를 피우고 있던 길가에는 다시금 20여명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택시를 타기 위해 위태롭게 차도를 서성이는 사람들과 '빈 차' 표시등을 킨 택시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들로 진풍경이 펼쳐졌다. 인근 버스 정류장은 막차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일부는 음주한 상태로 공유 킥보드를 타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연출됐다.

이곳에서 만난 20대 대학생 정모씨는 "친구 생일을 축하할 겸 오랜만에 3명의 친구와 만났다"며 "12시까지 영업하는 줄 알고 왔는데 10시에 문을 닫아 아쉬운 마음에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후 10시 이후 영업이 금지된 가운데 시곗바늘이 오후 10시를 넘어서자 주점 등 식당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30대 회사원 류모씨는 "구시청 사거리에 이렇게 사람이 없는 모습은 처음 본 것 같다"며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의식적으로 피하고 거리두기가 강화된 기간에는 가능한 저녁 약속을 잡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술집과 식당이 밀집한 거리인 광주 동구 동명동도 상황은 비슷했다. 시곗바늘이 오후 10시를 넘어가자 가게 안에는 청소하는 직원들만이 있었고 밖에서는 집에 잘 가라며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로 잠시 북적였다. 몇분 지나지 않아 금세 인적이 끊기고 불 꺼진 가게들이 속속히 등장했다.

이곳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이모(29)씨는 "바 업종은 주로 밤 11시 이후에 손님들이 찾아오다 보니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인해 매출이 70% 감소하는 큰 피해를 입었다"며 "최근 거리두기 완화로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을 당시 조금은 숨통이 트였는데 3단계로 격상되면서 다시금 상황이 악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당국의 이와 같은 조치는 십분 이해하지만 업종에 따른 피해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광주시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내달 8일까지 시행할 방침이다. 28일 오전 8시 기준 광주 지역 누적 확진자는 총 3천314명이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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