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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2020]높이뛰기 한국新 우상혁 "가능성 봤기에 후회 없다"

입력 2021.08.02. 18:01
안경남 기자구독
"경기 끝나고 불닭 볶음면 먹었어요"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4위 2.35 한국신기록을 달성한 뒤 태극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1.08.0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안경남 기자 = 한국 육상 높이뛰기의 역사를 쓴 우상혁(25·국군체육부대)이 2020 도쿄올림픽을 후회 없이 치렀다고 밝혔다.

우상혁은 2일 일본 도쿄 올림픽 선수촌 컨퍼런스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어제) 꿈이라고 말했는데, 아직도 꿈인 것 같다. 제 영상을 많이 봤다.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더라.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뛰어서 잘 몰랐다. 아직도 꿈만 같다. 끝나고 도핑테스트가 있어서 새벽에 숙소에 들어와서 불닭 볶음면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축하 메시지를 너무 많이 받았다. 일일이 답변을 못 했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차근차근 확인하면 기억에 남는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우상혁은 지난 1일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차지했다.

아쉽게 메달 획득을 이루진 못했지만, 1차 시기에 2m35를 넘어 1997년 6월20일 전국종별선수권대회에서 이진택이 세운 2m34를 넘은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2m38이 인생 목표라고 밝혔던 우상혁은 "저에겐 최종 목표다. 하지만 이번에 2m39를 뛰어보고 시간이 단축됐다는 걸 느꼈다. 그게 얼마 남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그래도 목표를 더 높일 생각은 없다. 높이뛰기에선 자기 키보다 50㎝ 이상을 넘으면 중력을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마의 벽을 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21.08.01. 20hwan@newsis.com

한국 신기록으로 우상혁과 김도균(42) 코치는 '한국 신기록 포상금' 지급 기준에 따라 2000만원씩을 받는다.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

-기억에 축하 메시지는.

"축하 메시지를 너무 많이 받았다. 일일이 답변을 못 했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차근차근 확인하면 기억에 남는 메시지가 있을 것 같다."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나. 경기 후 라면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2.35 1차시기를 성공하고 있다. 2021.08.01. 20hwan@newsis.com

"(어제) 꿈이라고 말했는데, 아직도 꿈인 것 같다. 제 영상을 많이 봤다. 어떻게 뛰었는지 모르겠더라. 너무 행복하고 즐겁게 뛰어서 잘 몰랐다. 아직도 꿈만 같다. 끝나고 도핑테스트가 있어서 새벽에 숙소에 들어와서 불닭 볶음면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까 맛있었다."

-인생 목표를 더 높이고 싶은지.

"저에겐 최종 목표다. 하지만 이번에 2m39를 뛰어보고 시간이 단축됐다는 걸 느꼈다. 그게 얼마 남지 않았구나 생각했다. 목표를 더 높일 생각은 없다. 높이뛰기에선 자기 키보다 50㎝ 이상을 넘으면 중력을 무시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마의 벽을 넘고 싶다."

-올림픽 참가자들과 핀(기념 배지)을 많이 교환한 것 같다. 인상 깊었던 선수는.

"첫 번째 리우 올림픽은 즐기지 못했다. 예민했고 방에만 있었다. 21세에 올림픽에 나갔는데, 나중에 보니까 추억이 없더라. 전 세계 운동하는 사람들의 대축제에서 못 즐겼다는 자체가 후회되고 창피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경기장도 돌아보고 오륜기 사진도 찍었다. 미국에서 전지훈련 할 때 미국 육상 친구들이 항상 '레츠 고 우'라는 멘트를 해줬다. 여기에서도 만나서 기를 받았다."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에서 마지막 2.39를 실패한 뒤 경례하고 있다. 2021.08.01. 20hwan@newsis.com

-육상 100m 경기를 관전했던데.

"보려고 본 게 아니다. 탐베리 선수를 좋아한다. 사연 많은 친구인데, 같이 사진을 찍고 싶어서 코치님한테 부탁했다. 그런데 마침 100m 결승에서 이탈리아 선수가 우승했다. 그래서 같이 사진을 찍었다."

-어제는 컨디션이 안 좋다고 했다. 오늘 경기했다면 더 좋은 성적이 나왔을까.

"오늘 컨디션은 거의 역대급 최악이다. 거의 온몸에 알이 배어 있는 상태다. 경기를 3시간 가까이했다. 그래도 기분이 좋아서 신경 안 쓴다.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뛰기 전에 밝게 웃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원래 웃음이 많은지.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를 마친 후 금메달을 차지한 이탈리아의 지안마르코 탐베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우상혁은 2.35m를 성공해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4위로 경기를 마무리 했다. 2021.08.01. 20hwan@newsis.com

"원래 말이 많은 편이다. 떠는 것을 좀 좋아한다. 높이뛰기 하면서 재미있게 하자고 마인드 컨트롤을 했는데 자연스럽게 밴 것 같다. 그런 또 주변 선후배가 좋게 봐줬다. 가식적인 웃음이 아니다. 저도 그렇게 나오는지 몰랐는데, 생각보다 잘 나오고 있더라."

-언제부터 자신감이 넘쳤는지.

"처음부터 자신감 있는 선수는 아니었다. 어느 순간 준비가 되고 나서 확신이 들었을 때 이걸 표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준비된 사람이 해야 자만이 아니다. 올림픽에서 자신감을 드러내야 후회 없이 할 수 있고, 그게 저에게 맞아떨어졌다."

-마지막 시도 실패 후 경계 세리머니를 했다. 20대 남성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인데, 입대를 앞둔 남성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군대에 가면 생각할 시간도 많고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다. 저도 많이 바뀌었다. 남자라면 누구나 가는 게 맞는 의무고, 저처럼 파이팅 넘치게 즐겁게 하면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도쿄(일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육상 국가대표 우상혁이 1일 오후 도쿄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결승전 경기를 치르고 있다. 2021.08.01. 20hwan@newsis.com

-뛰기 전에 입 모양을 보면 '할 수 있다', '올라간다'고 외치던데.

"'올라간다'는 말을 해야 그 높이에 맞는 자세가 나오더라. 항상 '올라만 타자'라고 생각하면 걸리더라도 2차 시기에 넘어설 확률이 생겨서 주문을 해왔다. 그 외에도 그냥 힙하게 '점프 하이어'라고 계속 혼자 떠들었다. 높이를 올렸을 때마다 '투 써리 파이브(235)', '투 써리 세븐(237)' 계속 외쳤다. 그래야 넘을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다."

-한국 신기록 세웠지만, 메달 못 딴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전광판을 보고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승부에 굴복하고, 빨리 인정하면 행복도 빨리 찾아온다.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 2m35를 넘었고, 2m37이란 대기록도 도전했고, 2m39도 넘을 뻔했다. 그런 가능성을 봤기 때문에 후회는 단 1도 안 남았다."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실패한 분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저도 수많은 성공과 실패를 해서 여기까지 왔다. 저도 완성형은 아니다. 이제 시작이다. 계속되는 도전에 긍정을 싣는다면 못 이기는 게 없지 않을까. 사람이 쿨하게 떨쳐버리면 금방 다시 도전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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