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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작은 책상, 저희에게는 '관계회복'"

입력 2021.09.17. 09:55 수정 2021.09.17. 10:01
이영주 기자구독
[사랑의 공부방 164호]
사춘기 딸아이의 이유있는 투정
막내 향한 관심에 엄마는 '미안'
책상 선물 통해 유대 회복 성공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의 사회공헌활동인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164호가 진행된 중학교 1학년 김 양의 방

"어려운 생계와 어린 막내를 챙기느라 정작 사춘기를 맞은 첫째 딸에게 신경을 쓰지 못했어요. 엄마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때마침 사랑의 공부방 덕분에 첫째와의 사이도 회복됐습니다. 감사합니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한명숙(가명)씨는 최근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 딸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다. 첫째딸 김모(15)양이 어느새부터 '엄마가 밉다'는 말을 입에 올리기 시작하면서다.

사춘기 딸의 투정을 처음 겪은 한씨는 당황스러운 느낌을 받았지만 이내 곧 그 이유를 알아챘다. 언젠가부터 김 양에게 돌아갈 애정과 관심이 어린 두 아들에게 치우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씨는 몇해 전 지병으로 남편을 떠나보낸 후 홀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한씨가 책임져야 할 슬하의 자녀들은 김양을 포함해 세명이나 된다. 특히 장애를 겪고있는 막내가 가장 걱정이다. 특수학교를 다니다 보니 등·하교부터 식사, 세면 등 모든 분야에 한씨의 손이 닿아야 한다. 결국 막내의 양육을 위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면서 생계유지가 더욱 어렵게 됐다. 다행히 기초생활수급가정으로 지정됐지만, 형편이 곧장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러 와중에 사춘기에 접어든 첫째 딸 김양의 투정이 안쓰럽고 미안할 뿐이다. 하루는 김양이 엄마를 향해 '막내에게만 신경쓰는 엄마가 밉다'며 화를 내기도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지 못한 한씨는 첫째딸의 이유있는 투정에 대해 미안한 마음 뿐이다.

한씨는 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찰나 김양이 책상 없이 맨바닥에 엎드려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됐다. 딸의 중학교 진학 이후 '책상을 사 줘야겠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지만 생계를 꾸려나가기에 바빠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 딸이 시험공부를 하는 모습에 울컥한 한씨는 책상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적은 수입으로는 그조차도 무리였다.

이러한 한씨 가족의 사연을 접한 사랑의 공부방은 김양을 위한 책상과 의자를 구입해 지원했다.

사랑의공부방은 김양의 방에 책상을 놓아주면서 "어머니는 결코 김양을 싫어해서 멀리하는 것이 아니다. 어머니의 진심이 깃든 책상을 잘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김양은 "엄마가 생계를 힘들게 꾸려나가는 것을 안다. 알면서도 화를 내 저 또한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며 한씨를 부둥켜안았다. 한씨도 "막내가 염려돼 늘 막내만 챙긴 것 같다. 미안하다"며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책상이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관계의 회복을 뜻하는 소중한 선물이다. 가족의 유대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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