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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민주주의 품질 급락···정치적 내전 상황"

입력 2021.10.06. 13:48 수정 2021.10.07. 17:50
이삼섭 기자구독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
통합·합의 통해 공동체 수준 높여야
메시지에서 지도자 품격·가치 결정
정치 환경 변화…‘유능한 소통’ 중요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

"지금 국내 정치에 숙의(민주주의)는 보이질 않고 우리 편 감싸기, 선동밖에 없어요. 이럴 때일수록 지식인들이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하고 비판과 공격을 받더라도 진실에 접근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오히려 선동하고 있어요. 정치가 병들어 가고 있다고 봐요."

오승용 킹핀정책리서치 대표는 1년 전 무등일보와의 창간특집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정치가 촉발할 정치지형에 대해 "진영 간 양극화, 극단화가 더 심해지고 온라인 정치로 대표되는 직접민주주의 정치의 폐해가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확히 1년이 지난 6일 오 대표를 다시 만났다. 오 대표는 국내 정치 상황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암울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민주주의 품질은 떨어지고 '정치적 내전'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합의와 타협이라는 통합 정치 필요

오 대표는 대장동 개발 의혹이나 고발사주 의혹, 윤미향 사태 등을 예로 들며 "현재 상황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을 정도로 진실에 관심은 없고 오로지 진영 대립으로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 편의 잘못에 대해 지적하지 않는 게 단기적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진영의 신뢰, 도덕성에 타격을 준다. 그걸 회복하려면 더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 대표는 광장이 사라지고 등장한 온라인 정치가 긍정적 변화로 흘러가기보다는 '우중화' 현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중들은 이성적으로도 생각하지만 감성, 분노와 같은 감정적 요인에 의해 정치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기도 하다"면서 "비이성적 판단을 잡아주는 게 정당이나 의회와 같은 대의기구와 언론, 시민단체 등"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대표는 "그러나 오히려 이들이 대중들의 감정을 자극하면서 가짜뉴스 등에 의한 선동이 일상화되고 있다"며 "전체적으로 한국 민주주의 품질이 급락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민주주의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 대표는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도 마찬가지로 트럼프로 대표되는 민주주의 품질의 저하 문제를 겪었다"며 "바이든이 취임하자마자 공감의 정치, 통합의 정치를 이야기한 것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로 돌아가자는 선언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맞고 틀리고, 선악의 구별이 되는 것은 극히 일부이기 때문에 타협의 정치가 필요할 수밖에 없고 예민한 주제일수록 더 천천히 가야한다"며 "합의와 타협이라는 민주주의 가치를 통해 공동체를 유치하고 한단계 수준을 높여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내전 상황 극복 위한 리더십 돼야

코로나19로 이른바 '광장 정치'가 사라지고 온라인 정치가 주된 정치현장이 되면서 정치인들의 메시지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메시지 정치'에 강점이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홍준표 의원 등이 급부상했다.

현재 국내 정치 지도자들의 '메시지 정치' 수준에 대해서는 '낙제점'을 내렸다. 그는 "정치인의 메시지는 대중을 자극할 수밖에 없는데 같은 메시지라도 숙의적 과정을 만드느냐, 아니면 트럼프처럼 의회를 군중이 점거토록 하느냐가 달라진다"면서 "정치 지도자가 어떤 메시지를 던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동적인 메시지, 증오를 부추기고 상대방을 자극하는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 아니면 통합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라는 데서 정치지도자의 품격과 가치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국내 정치가 양극화 정치가 심화되고 민주주의 품질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정치인들의) 메시지 자체가 상대방을 적폐 또는 빨갱이 혹은 우리 공동체에서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다양한 시민 집단이 있는데 특정 시민(또는 집단)이 다른 시민(집단)을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것은 내전 상황이나 마찬가지고 이미 우린 정치적 내전 상황에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국내 정치에 국민적 통합시각이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그는 "선동하는 정치인은 옛날 같으면 엄하게 처벌받지만 지금은 박수받고 있다"며 "광장으로 대표되는 오프라인에서는 대화나 메시지가 수위 조절이 되지만 온라인에서는 자기검열이 되지 않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정치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소통'

최근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비대면 소통 방식이 늘고 있고 정치현장에서도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오 대표는 "비대면 소통은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변화에 적응할 수 밖에 없다"며 "이제 정치의 알파이자 오메가는 소통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대면 소통을 잘하면 그게 조직화인거고 그런 소통가에게 사람이 몰리고 또 조직이 되는 것"이라며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인스타 팔로우(친구) 수는 소통의 결과다. 팔로우가 100만이라면 그게 조직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 대표는 "아직 오프라인에 조직의 영향력이 남아 있다지만 이미 정치인들도 온라인 조직에 돈을 쏟아붓고 있는 것은 그것의 방증"이라며 "현재 국내외적으로 유능한 소통가가 대중지지를 받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에서는 여전히 과거처럼 오프라인 조직으로 정치하고 있고 영향력이 있지만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그 영향력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며 "비대면 소통을 잘하고 많이 하는 사람이 곧 조직과 평판, 능력을 얻는 것이고 그 영향력이 선출직 공무원으로 다가갈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 "다만 아직까지는 중앙 정치인에게 크게 해당하는 문제고 지방정치에서는 과거의 질서와 새로운 질서가 공존하는 과도기, 다시 말해 하이브리드 상태"라며 "다만 하이브리드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이 순식간에 이뤄지고 있듯 정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그는 현재 정치인 또는 예비 정치인을 향해 '유능한 소통가'가 되라고 조언했다. 오 대표는 "소통에 주저하는 정치인은 실패한 정치인"이라며 "이제 시간과 장소를 정해놓고 정치하는게 아니라 24시간 소통하는 시대고 여기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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