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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실습은 노예" 국감 이슈된 여수 실습생 익사사고

입력 2021.10.12. 14:51 수정 2021.10.12. 16:56
김대우 기자구독
국회교육위 9개 교육청 국감서
교육청 자격승인 과정 문제 있어
법령 및 계약 위반만 최소 5가지
“현장실습 저임금의 노예 아니다”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부산시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석준 부산시 교육감과 대구, 광주, 울산, 제주,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시도교육청 교육감 등이 여수 요트업체 현장실습중 사망한 고 홍정운 군을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전남교육청을 비롯한 9개 시·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최근 현장실습 도중 숨진 여수 특성화고 학생인 고(故) 홍정운 군 사망사고가 도마에 올랐다.

교육위원들은 교육당국의 부실한 관리·점검을 질타하며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영 의원(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을)은 이날 국감에서 장석웅 전남교육감에게 현장실습 운영회의록과 현장실습 프로그램 구성·운영계획서 등을 제시하며 "요트에 붙은 따개비 제거는 수중 금지작업으로 명시돼 있고 현장실습 운영 매뉴얼에는 독자적으로 작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며 "현장실습 업체 대표가 규정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건으로 보이지만 교육청의 자격승인 과정에서도 절차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이탄희 의원(경기 용인시정)은 "현장 CCTV 화면을 보니 상황이 참담한데 사고 요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여전히 출항을 하고 있다"고 질타하고 '평소 물을 무서워했다', '학생들이 하기 어려운 고위험 작업들을 시켰다', '규정 안지킨게 너무 많다', '현장실습 학생들을 저임금의 노예로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홍군 친구들의 녹음진술 내용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잠수교육 이수도 못했고 관련 잠수자격증도 없는데다 현장실습자 미배치, 교육 미실시, 2인 1조 작업원칙도 지키지 않는 등 노동관계 법령 및 계약 위반 사항만 최소 5가지에 달한다"며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도 위반에 대한 제재가 기껏해야 과태료 500만원 이하다. 저임금으로 현장실습생을 쓰게 해 놓고 아무런 규제를 하지 않으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강득구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안양시만안구)도 "여수에서 직접 만난 홍군의 부모님은 돈을 아끼려고 실습학생을 이용해서는 안된다고 절규했다"며 "하루 일당 50~100만원인 전문잠수부가 해야 할 일을 아무 경험없는 고등학생에게 시킨 것이다. 이는 명백한 인재로 교육부나 교육청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 비례대표)은 "학교장의 확인 도장이 찍혀있는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는 현장실습 초기의 적응기간, 시간당 휴식시간, 현장실습 수당을 적는 공간이 공백으로 남겨져 있는 등 부실이 드러났음에도 협약이 체결돼 최소한의 안전보호장치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숨진 학생이 다니던 학과가 2008년 수산양식과 3과, 상업과 3과, 자동차과 3과에서 4년 뒤인 2012년에 자연수산 6과, 토탈미용과 3과로 변경됐고 다시 6년 뒤인 2018년에는 자영수산 6과, 해양레저 3과로 변경되는 등 연관성 없는 학과로 급격한 개편이 이뤄졌다"며 "무분별한 학과 개편 과정에서 학생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현장실습에 나가게 된 것은 아닌지 특성화고 존재이유 등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충북 청주시흥덕구)도 "현장실습은 아직 배우는 교육과정의 하나로 저임금 노동력 아니다. 소모품으로 여겨서는 안된다"고 지적했고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충북 청주시흥덕구)은 "노동자의 신분이 아닌 교육받는 학생에게 위험천만한 일을 맡겼다. 이제는 학생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노동인권교육을 정규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위원들의 잇따른 질의에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송구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재발 방지책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한편 교육위원들은 이날 국감시작에 앞서 강득구 의원의 제안으로 지난 6일 오전 10시41분께 여수시 웅천동 요트 선착장에서 7t급 요트 바닥에 붙어있는 해조류·패류(따개비) 제거 작업을 하다 숨진 홍정운 군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하고 애도했다.

김대우기자 ksh43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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