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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농촌공동체, 귀농의 성공 키워드죠"

입력 2021.10.21. 14:39 수정 2021.10.24. 16:06
이석희 기자구독
[귀농 1번지 전남에서 희망찾기]-행복 농업전도사 고재규씨
고재규 농업회사법인(주)꿈에그린농장 대표

작두콩차 등 茶키트로 히트

백향과 등 아열대 작물재배

스마트팜 경쟁력 한층 강화

담양 농촌 공동체는 상부 상조로 일손을 도와 인력난을 헤쳐 나간다.

연매출 10억 돌파 성공신화

내년 5월 체험단지 개관도

6인 귀농인들과 공동체 구성

(주)꿈에 그린 제품은 철저한 품질 관리로 소비자들의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기술 공유·시행착오 최소화

하우스 8동 부지에 6가지 열대 작물이 크고 있다. 내년 5월 대단위 열대 작물 체험단지를 목표로 조성중인 담양 수북의 스마트 팜 단지

"농업으로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끼리 함께 사는 농촌 공동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마흔 셋의 귀농 6년 차 농업인 고재규(43)씨는 담양에서 아열대 작물 재배로 행복한 농촌 공동체를 실현하는 화제 인물이다. 그는 농업에 '행복'과 '공동체 복원'이라는 두 마디 키워드를 덧붙여 자신만의 귀농 철학을 강조한다. 그가 조직한 6인의 귀농 농촌 공동체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 기꺼이 농업을 택한 사람들의 조직체다. 고씨는 함께 사는 행복 농업 전도사를 자처한다. 고씨가 귀농할 때 나이는 서른 여섯. 우리나라 청년창업농 1세대로 고향은 장성이지만 옆 동네 담양에 둥지를 틀었다.

고교에서 컴퓨터를, 대학에서는 노인복지를 전공한 농사짓기 전 그의 직업은 요리사였다. 한때 프랜차이즈 경영자 위치까지 올랐지만 그리 즐겁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문득 "무슨 일을 하든 행복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눈을 돌린 것이 6차 산업 아열대 작물 농업이었다. 동남아 여행 중 독특한 백향과 맛에 취한 것이 아열대 작물 재배로 뛰어든 계기였다. 어릴 적 고향에서 본 어렴풋한 농사 풍경의 향수도 그를 귀농인으로 탈바꿈 하게 하는 계기중 하나였다.

◆백향과가 가져다준 행복한 농업

농업기술센터에서 배운 지식으로 철저히 준비한다고 했지만 새내기 농부의 첫해 농사 실적은 미미했다. 하지만 즐겁게 시작한 만큼 후회는 없었다. 그가 귀농해 가능성을 발견하게 한 것은 작두콩차를 재배하면서부터. 귀농 3년 차에 작두콩차가 쏠쏠한 수익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 작두콩차는 비염이나 축농증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네이버 상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작두콩차 성공을 계기로 그는 연이어 보리차와 옥수수차 키트를 개발해 히트작으로 키워냈다.

백가지 향을 낸다는 여신의 과일 백향과

아이디어맨인 고씨는 담양을 찾는 관광객에게 팔 관광상품 개발에도 열을 올린다. 그래서 탄생한 제품이 담금주 키트다. 담향주(대나무잎주), 우정주(딸기주), 사랑주(야관문주), 행복주(노란국화주), 애정주(감귤주) 등 5종의 담금주 키트를 만들어 담양의 주요 관광상품으로 키웠다. 그가 만든 담금주 키트는 '전라남도 선정 사회적·경제적 기업 관광상품'으로 선정돼 명성을 잇고 있다.

고씨는 차와 담금주 키트 개발에 성공하면서 귀농 당시부터 꿈꾸던 아열대 작물배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주력 품종으로 고른 작물은 백향과. 백향과는 백가지 향기가 나는 과일이라는 뜻이다. 백향과는 브라질 원산으로 새콤한 맛이 특징이다. 백향과는 석류보다 비타민 C가 3배 가량 함유돼 면역력 강화와 피부 미용, 다이어트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신의 과일'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치렀다. 고씨는 여기에다 백향과 체험키트를 개발해 노인 복지시설, 어린이집, 사회취약계층에 보급해 이웃을 돕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백향과 재배 성공을 필두로 그는 바나나, 한라봉, 천혜향과 레드향, 파파야 등 6개 열대작물로 재배 범위를 넓힌다. 현재는 담양 수북에 하우스 8개동 2천평 부지에 대단위 열대작물 재배단지를 조성중이다. 지난 5월에 식재를 끝낸 열대작물 단지를 담양의 명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열대작물 체험 관광 명소로 키운다는 복안이다. 열대작물이 제대로 자라는 내년 5월쯤에는 열대 숲을 연상시키는 실내 체험장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그의 꿈이다. 열대작물 체험 키트를 개발해 체험의 즐거움과 자연의 감사함까지 느끼게 하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열매를 맺는 중이다.

◆스마트팜이 열어준 열대과일 재배

열대작물의 성공은 철저한 기술 재배에 달려있다. 이를 위해 고씨는 꾸준한 기술 습득과 현대화된 스마트팜 기술로 무장하고 있다. 그가 재배하는 열대 과일들은 생산, 가공, 유통단계에서부터 정보 통신기술(ICT)을 접목해 관리된다. 스마트팜 기술을 통해 온도, 습도, 햇빛 양, 토양 등 생육 조건을 정밀한 데이터로 관리 중이다. 스마트팜으로 관리되는 열대작물은 수확량 조절과 높은 품질로 수익성을 향상시켜줄 뿐만 아니라 노동력 절감과 에너지 비용을 감소시켜 생산단가를 낮추는 효과도 있다. 한마디로 제품 경쟁력에서 앞서가는 것이 스마트팜이다.

담야 수북의 열대 작물을 배우러 견학오는 사람들에게 고재규 대표가 열대 작물 재배법을 설명하고 있다

이런 스마트팜 덕분에 고씨는 휴대전화 하나로 8개 동의 열대작물 상태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고 대표는 "농업은 부가가치 높은 IT제품으로 4차 산업시대에 어울리는 사업이다"고 말한다. 스마트팜 도입으로 얻은 수익은 2019년 7억5천만원에서 지난해는 10억원을 돌파해 귀농 6년 만에 성공한 귀농 스토리를 써 내려가고 있다.

◆귀농 6인, 담양 농촌 공동체 조성

최근 열대 과일 재배에 관심이 늘면서 배우려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

차와 열대작물 재배의 성공을 계기로 고재규 대표는 농업회사 법인 ㈜ 꿈에그린 농장을 설립하고 열대작물 재배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꿈에그린 농장은 농업인의 오랜 소망중 하나인 안정적 수익구조를 통해 행복한 농업을 지향한다. 고 대표는 귀농인 6명과 함께 그 꿈을 실현 중이다.

꿈에그린 농촌 공동체는 30대부터 50대 사이로 담양에 터를 잡은 6명의 귀농인들이 서로 돕는 농촌 공동체를 만든다. 신정현 (담양 여주 농장), 방종수 (하누리 농장), 김현배(엘드림 농장), 여은엽(부자 농장), 김재곤(준서내 농장), 유현주 (달큼 농장)등 6인의 농촌공동체는 서로 도우면서 귀농인이 흔히 겪는 초기 시행착오를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들은 서로에게 든든한 동반자적 관계다. 실제 담양은 광주라는 대도시를 끼고 있어 근교농업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지만 한 단지에 3억원 정도의 비싼 땅값이 정착을 어렵게 한다. 비싼 임대료가 초기 귀농자들을 어렵게 한다. 고 대표는 그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 6인의 농업 전사들은 농사철이면 서로 일손 돕기를 통해 인력난을 해소한다. 또한 생산 시기를 달리해 서로 경쟁하는 것을 막는 지혜도 발휘한다. 재배 기술을 공유해 품질을 높이는 것도 꿈에그린 농촌 공동체의 자랑이다. 이들의 백향과는 철저한 품질 관리로 '믿고 사는 담양 명품 백향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스마트팜 기술을 통한 기후 변화에도 공동대응하면서 농촌 공동체로서 행복한 농업인이자 환경지킴이 노릇도 톡톡히 하고 있다.

◆"농촌 공동체, 우리 농업의 미래"

꿈에그린 농촌공동체가 재배한 열대과일들은 공동 판매구조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맞아 탄탄한 온라인 쇼핑몰 판매구조가 안정적 수입의 원천이다. 라이브 커머스로 고재규 대표가 직접 쇼호스트를 맡아 판매를 진행하기도 하고 신세계백화점 식품관 등 유수 백화점과 로컬푸드 직판점에도 납품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직접 진행해 담양 농촌 공동체를 알려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대나무 잎주 담향주

언제부터인가, 우리 농촌은 함께 사는 법을 잃어버렸다. 도시처럼 서로 아등바등 경쟁하는 농업 시대를 살고 있다. 하지만 담양의 꿈에그린 농촌 공동체에서는 경쟁보다는 화합이라는 소중한 희망의 싹이 트고 있다. 내가 잘돼야 남도 잘된다는 더불어 사는 농촌 공동체가 되살아 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6차 산업이라는 농업에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같이 사는 행복을 깨우치기 시작했다.

구성원들간에 쌓인 강한 연대감도 자산이다. 6인의 공동체가 펼치는 담양의 자연과 마을, 학교를 지키는 공익적 기능은 농촌 공동체의 부수적 효과다. 청년들이 모이면서 지역 활성화에 힘을 불어 넣고 있는 것도 주목할 요소다. 저출산 고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담양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는 순기능도 담당하면서 우리 농업의 미래를 조심스럽게 바꿔나가고 있다.

6명의 농촌공동체를 이끌고 있는 고재규 대표는 "언제부터인지 우리 전통 농업사회의 미덕인 상부상조 개념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담양 귀농인들끼리 서로 돕는 행복한 농촌 전통을 되살려 보고 싶은 것이 소망이다"고 말한다.

'전라남도 선정 사회·경제적 기업 관광상품'으로 인기 몰이중인 5대 담금주

담양에는 6인의 귀농인들이 열대 과일로 농촌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들이 꿈꾸는 공동체는 행복한 농업인들이 서로 도우며 사는 농촌 공동체다. 전남의 대다수 고을이 저출산 고령화로 큰 위기에 처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귀농한 것만 해도 기특한 일이다. 그들이 펼치는 농촌 공동체는 어쩌면 우리 농업의 마지막 희망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나윤수기자 nys2510857@mdilbo.com·담양=정태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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