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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총상-헬기사격 증언' 故 이광영씨 민주묘지 안장

입력 2021.11.26. 12:09
김혜인 기자구독

기사내용 요약

5·18 부상자 구조 중 계엄군이 쏜 총 맞아 하반신 마비

5·18 청문회, 검찰, 재판서 계엄군 상공 헬기사격 증언

동지들 "부상자 소통 공간 마련, 아픔 보듬은 분" 회상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2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2묘역에서 이광영씨 유해 안장식이 열리고 있다. 이씨는 5·18 당시 부상자를 구조하다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으며 계엄군 헬기 난사 목격담을 증언했다. 2021.11.26.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된 채 40여 년을 살다 전두환씨 사망 당일 숨진 고(故) 이광영씨의 유해가 국립 5·18민주묘지에 안장됐다.

2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제2묘역에서 열린 이광영씨 유해 안장식.

고인의 유해와 영정·위패를 든 검은 상복 행렬이 묘역으로 들어섰다. 유족들은 활짝 웃음 짓는 고인의 영정 앞 안장터에 멈춰섰다.

하얀 빛깔의 유해가 든 함이 흙으로 덮이자, 한 유족은 연신 소리 내 울었다. 다른 유족들도 비통한 표정으로 어깨를 맞대고 토닥이며 슬픔을 나눴다.

80년 5월 당시 신군부의 서슬퍼런 폭압에 맞서 싸운 5·18 부상자들도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이들은 생전 고인이 극심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에도 불구하고 5·18부상자와 유족들이 마음을 나누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고 회상했다.

고인의 중학교 후배 김정수(65)씨는 "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던 만화방 한 켠을 내어 5·18 부상자와 유족들이 모여 아픔을 털어놓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며 "지금의 오월단체 기틀을 다지신 분이자, 늘 온화한 성품으로 주변을 보듬는 정신적 지주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전두환 만행에 분노하며 오월정신 계승을 늘 고민하던 분"이라며 "고인이 이제는 아픔 없는 편안한 곳으로 가길 빈다"고 말했다.

박갑술 5·18 부상자회장은 "불과 한 달 전, 5·18 정신적 피해신청 접수를 하고 갔다"며 "고인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통증 완화 주사를 맞으며 극심한 고통과 트라우마를 겪었다. 이렇게 허망하게 가 버려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광영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자들을 구조하다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40여 년 동안 지독한 통증과 후유증에 시달렸다. 숨지기 전날 전북 익산 자택에서 유서를 남긴 뒤 이튿날 전남 강진군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두환씨가 숨진 지 반 나절 만이었다.

유서에는 "요즘 통증에 더 시달리고 있다. 5·18에 대한 원한과 서운함을 모두 묻고 가겠다. 이 각오는 오래 전부터 생각해 온 바"라는 내용이 적혔다.

강진이 고향인 이씨는 군복무를 마친 뒤 전남의 한 사찰에서 승려로 생활했다. 1980년 5월18일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준비하러 광주 증심사에 왔다가 계엄군 총탄에 쓰러진 부상자들을 이송하는 일을 돕게 됐다.

80년 5월21일, 시민들의 구조 요청을 받고 광주 구시청 사거리에서 백운동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다 계엄군이 쏜 총에 척추를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다.

이씨는 1980년 초 부터 고(故) 조비오 신부와 함께 광주 도심 상공의 헬기 기관총 난사 목격담을 증언해 왔다. 1988년 국회 광주특위청문회, 1995년 5·18 헬기사격 검찰수사, 2019년 5월13일에는 전두환씨 사자명예훼손 1심 재판 때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증언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26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2묘역에서 이광영씨 유해 안장식이 열린 가운데 유족들이 허토하고 있다. 이씨는 5·18 당시 부상자를 구조하다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하반신이 마비됐으며 계엄군 헬기 난사 목격을 증언했다. 2021.11.26.hyein0342@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hyein034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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