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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로운 친구 만들기

입력 2021.12.02. 11:18 수정 2021.12.02. 19:02
김종찬 기자구독
주종대 건강칼럼 밝은안과21병원 원장

2021년 12월이 가까워지면서 나는 장년의 나이 끝에 선 세월의 무게를 느끼고 있다. 더 체감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코로나다.

올해도 코로나로 인해 사회생활에서 단체 모임을 갖거나 개인 친목 모임들에 대한 제제로 인적 교류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내 경우만 해도 친구 모임이 2020년 봄에 한 번 있은 후에 진료를 겸해 병원에 찾아오는 몇몇의 친구들 말고는 정기 모임이나 여행 등 야외 활동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2021년에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친교를 쌓고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사적인 만남이 거의 없었다.

친구가 가까이에 있어서 자주 만나고 같은 취미를 공유해 함께 인생의 한 방향을 걸어볼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이며 행복할까? 그러나 일과 사회생활로 연결된 비즈니스 인맥은 아무리 많아도 진정으로 친구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이 주변에 별로 없다.

내 속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친구, 친구의 일을 내일처럼 받아들이고 걱정하고 근심하는 친구, 세상의 재물과 명예 이익을 논하는 친구보다는 세상의 이치를 깨달아서 정직하고 신의가 있는 친구, 견문이 넓어 미래를 보는 눈을 가진 친구. 이러한 친구를 사귈 수만 있다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금란지교(金蘭之交)의 우정을 쌓고 싶다.

'금란지교'는 단단하기가 황금과도 같고 아름답기가 난초 향기와 같은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서 어떤 어려운 일이 있어도 헤쳐 나갈 수 있을 만큼 우정이 깊은 사귐을 말한다. 나는 이런 우정을 나눌 사람을 만나고 싶었다.

세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 그중 하나는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고 했다. 최근 2~3년 내에 그런 기회가 한 번 있었다. 제한된 사회의 울타리와 의사라는 소규모 인력 집단에 갇혀 있던 나는 외부의 새로운 사람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

그런 와중에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에서 활동하는 홍보·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친구를 알게 되었다. 박식하고 이해의 폭이 넓었으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 또한 오랜 조직 생활에서 나오는 습관 같았다.

특히 그 친구의 질 높은 교육적 지성이 대화와 사고의 폭을 넓게 만들어주었다. 내게 좀 생소한 문학과 종교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식견이 좁아 그 친구를 만나고 들어오면 그에게서 들은 내용을 복기하며 노트에 다시 적어 이해하고 생각하고 또 사색하게 했다.

그는 고된 업무 활동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취미활동을 통해 풀었다. 그는 좋은 약초와 식재료로 술을 만드는 데 취미가 있었으며 이미 주조사 경지에 오를 정도로 뛰어났다. 나는 그가 만든 술을 시음하며 술의 깊이와 향에 취하기도 했다.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해주고 즐거움을 가져다주는 그 친구를 벗으로 맞이했고 그와의 우정을 바위처럼 굳게 하려고 했으나 2년의 코로나 외풍은 사적인 모임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자주 만나지 못하고 바쁘다는 이유로 연락이 뜸해지니 내가 바라던 금란지교의 배를 띄우지도 못하고 마음의 울림으로만 남게 되었다.

기우귀가(騎牛歸家). '소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에 비유하여 망상의 굴레를 벗고 그 본심을 찾는다'라는 뜻이다. 나는 그 친구를 만나 나의 번뇌와 욕망을 탈피해 정신적 고향으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내게 말 한마디를 남기고 결국 짝사랑으로 끝난 벗에게 수고했다, 감사했다 말하고 싶다.

나는 내 영혼을 울릴 수 있는 상대와 친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주어진다면 기꺼운 마음으로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고 친구와 함께 기쁨과 슬픔을 나눌 것이다. 아마도 2021년도 마지막 끝에 서있는 쓸쓸하고도 외로운 사람들 모두 나와 같은 만남을 기다리지 않을까 싶다. 주종대 밝은안과21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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