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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2022 신년특집] "코로나는 디지털 시대 대공황··· 광범위한 포용정책 필요"

입력 2022.01.06. 08:02 수정 2022.01.07. 09:08
박지경 기자구독
신년대담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장관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에서 희망 찾기
下 <현 대한민국과 차기정부 과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서울시 종로구 한 식당에서 무등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에서 희망 찾기와 관련 현재 대한민국과 차기정부 과제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박영선 전 장관은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을 미국의 대공황 때와 비교했다. 그리고 당시 뉴딜정책이 있었듯 한국엔  K뉴딜 정책이 있음을 강조했다. 그리고 차기정부에 보다 광범위하고 포용적인 정책을 주문했다. 에너지 전환정책에 있어서 현명한 포트폴리오 구성도 지적했다.


文 정부 '한국형 뉴딜'과 같은 맥락

'광주 AI·비엔날레' 등에 접목 가능

반도체 등 제조업 기초한 각본 짜야

대전환 맞은 에너지 포트폴리오 해결

기술 발전 따른 '빈부 차' 메움도 숙제


- 요즘 상황을 미국 대공황과 비교하는 경우가 있던데.

▲매우 비슷하다. 미국 대공황은 아날로그 시대 대공황이었다면, 지금의 코로나 펜데믹은 디지털 시대의 대공황이다. 지금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큰 정부가 요구되는 시대다. 그래서 아날로그 시대 대공황 때 후버댐을 쌓았다면, 문재인 정부는 데이터 댐을 쌓은 거다. 차기 5년 정부는 이걸 어떻게 활용할 거냐, 이걸 어떻게 실생활에 접목시킬 것이냐, 또 국민들한테 어떻게 친화적으로 다가갈 거냐, 그래서 어떻게 국민들이 디지털을 잘 활용하는지, 디지털을 잘 활용하는 국가가 될 것이냐가 중요 포인트라고 보고 있다.


- 대공황 때 미국은 뉴딜정책을 펴서 극복했다. 지금 문재인 정부도 '한국형 뉴딜'을 하는데, 그게 같은 맥락인가.

▲그렇다. 그런데 나는 K뉴딜정책을 폄에 있어서 좀 더 광범위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미국은 과거에 뉴딜정책을 펴면서, 페더럴 아트 프로젝트라고 해서 문화예술인한테도 뉴딜정책을 폈다. 그 결과 추상주의에서 미국이 세계 1등이 됐다. 또 기존의 클래식 오페라에서 뮤지컬로 넘어가면서, 뮤지컬 하면 미국 브로드웨이가 됐다. 이런게 그 산물이다. 지금 우리 K팝·K컬쳐가 어마어마하다. 그에 상응하는 뉴딜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문화예술 분야의 뉴딜이라…. 광주에는 비엔날레가 있는데.

▲문화예술 분야의 뉴딜정책을 광주 비엔날레가 선점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광주를 앞으로 먹여 살릴 두 가지 축은 광주 AI와 광주 비엔날레가 돼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지금 비엔날레는 전시하는 수준에서 끝나고 있다. 이것을 넘어 국민운동화, 시민운동화해야 한다고 본다. 문화예술인들한테 대규모 지원을 함으로써 그분들이 코로나 이후에 하나의 새로운 예술 장르를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여건이 상당히 갖춰져 있다. K팝·K컬처 등 새로운 웨이브가 지금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코로나 시대 이후에 전 세계의 문화를 주도하는 그런 흐름으로 끌고 갈 수 있어야 한다.


- 단순히 미술작품 전시를 넘어서 문화예술 운동을 주도하는 비엔날레가 돼야 한다. 거기에 전통예술이나 현대미술 여기에 국한하지 말고 전체를 다 아우르라는 것인가.

▲그렇다. 또 광주 비엔날레는 주로 오프라인에서 진행이 되고 있는데 이것을 온라인으로 옮겨가서 메타버스 문화예술로 만들어야 한다.


-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물린 게 기후위기에서 나온 에너지 대전환도 있다. 이것도 놓쳐서는 안 될 일인데.

▲증기기관차 시대에는 나무나 석탄이 주원료였다. 그것이 전기로 바뀌면서 오일이 등장했다. 오일 패권을 미국이 쥐면서 전 세계 패권국가가 됐다. 이러다 기후위기가 오게 됐고 탄소 중립이라는 화두가 던져졌다. 이 화두를 놓고 에너지 체계가 재편되고 있는데, 여기서 에너지 패권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이때 에너지 포트폴리오 구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재생에너지, 오일, 원자로 등 이런 부분에 있어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잘해야 한다.


-소형원자로를 말하는가.

▲원자로는 후쿠시마 사고로 인류에 큰 상처를 줬기 때문에 부정적이다. 하지만 소형원자로(SMR) 쪽으로 우리도 연구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잘하면 우리도 에너지에 있어서 세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대전환의 에너지 고속도로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어떤 개념의 에너지 고속도로를 말하는가.

▲어느 지역의 에너지가 남으면 바로 저장할 수 있고 또 부족한 지역으로 보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이게 전국망으로 깔아야 한다. 광주·전남에서 아이템을 잘 잡은 것 같다.


- 송갑석 의원 등 광주·전남·북 의원들이 내놓은 'RE300 프로젝트'를 말하는가.

▲맞다. 굉장히 중요한 아이템이다. 잘 선택했다.


- 에너지 포트폴리오에서 소형원자로를 말했는데, 환경단체 등은 아직 검증되지 않는 기술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독일이 원전을 폐지하고 나서 재생에너지로 갔는데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 원자로가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탄소 배출을 계속할 수는 없는 거다. 그래서 탄소 중립이라는 화두와 에너지 대전환에서 에너지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어떻게 적절히 조화 시키느냐의 문제다. 물론 SMR이 완전하게 되려면 10년 정도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또 국민들에게 더 싼값에 양질의 전기를 제공하는 경제적 문제도 반드시 짚어봐야 하는 부분이다. 에너지는 정답이 없다. 어느 한 부분에 100% 올인하는 것은 위험하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구성을 잘 해야 한다.


- 에너지 대전환에서 수소경제도 중요한데.

▲수소경제는 수소를 뭘로 만들 것이냐가 핵심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잘 선택해야 한다. 그다음에 운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 올(인터뷰 당시 '내년') 경제가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경제 전망을 해본다면.

▲어렵다고 본다. 가장 큰 장애물은 물가 상승이다.


- 벌써 많이 올랐는데.

▲특히 미국에서 물가 상승하면 도미노 현상이 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이 미국 연수시절 오바마행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을 지냈던( 2013-2017) 어니스트 모니즈를 만나 에너지 전환에 대한 얘기를 나눳다.

- 미국 상황이 안 좋다는 건데.

▲우리나라가 코로나를 잘 견딜 수 있었던 여러 가지 요인 중에 하나는 제조업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전체 GDP의 40%를 넘어선다. 미국은 이 제조업을 무시해서, 지금도 중부지역에 가면 화장지 공급이 잘 안 된다.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지금 미국이 우리나라 삼성과 하이닉스에 반도체 투자하라는 이유도 같다. 자기네가 자체적으로 생산을 안하기 때문이다.


- 미국은 어쩌다가 그런 상황이 됐는가.

▲미국에 있는 전문가한테 '어쩌다가 5G시대를 놓쳤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너무 돈만 생각했다'고 하더라. 너무 이익만 바라보는 국가 경영을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당장 나오는 수익만 생각하니까 미래에 대한 투자를 놓친 것이다.

▲반도체 공장 등을 다 해외로 보냈다.


- 사실 우리도 그런 걱정이 있는 게 아닌가. 지금 공장이 다 해외로 나가려고 한다. 나중에 이런 팬데믹이 다시 오면 우리도 똑같은 상황을 겪게 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 일본이 5G시대를 놓친 것도 같은 이유다. 반도체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

▲제조업 강국이면서 디지털 강국이 되는 것이다. 가장 최상의 시나리오다.


-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보면 약간 상충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제조업은 지금 매출이익이 나고 있다는 점이다. IT 디지털 분야의 유니콘 기업의 경우는 매출이익보다는 상장해서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기업은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지만, 매출이익을 내는 제조업은 잘 안 무너진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업 중요성을 결코 잊어버려서는 안 된다.

본보 박지경 디지털 편집국장과 인터뷰를 갖는 박영선 전 장관.

- 엄청난 속도로 세상이 변화하고 기업도 변화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그걸 따라가지 못해 빈부격차도 심하고 또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도 심하다. 이런 부분도 간과할 수 없는데.

▲젊은 대한민국, 젊은 선진국과 오래된 선진국의 가장 큰 차이가 여기에 있다. 빈부 격차와 지역 격차는 기술이 발달하면 발달할수록 점점 더 심해질 거다. 그러면 이 격차를 어떻게 메울 것이냐, 이 격차를 어떻게 좁힐 것이냐가 중요하다. 보수 정권이 이런 사회적 격차를 메우는 데 굉장히 인색했다. 그런데 유럽이나 미국은 이 부분에 있어서 포용적 리더십을 발휘했다. 우리도 그런 시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

박지경기자 jkpark@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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