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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vs 보존' 놓고 또 불붙은 무등산 케이블카 논란

입력 2022.01.14. 08:57 수정 2022.01.14. 10:17


해묵은 논쟁에 또 한번 불이 붙었다. 무려 15년 동안 논쟁이 된 무등산 케이블카가 다시 화두에 올랐다. 지난 12월 말, 이용섭 광주시장이 무등산 접근성 향상 인프라 확충을 위해 케이블카 설치 논의 의사를 피력하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사랑방뉴스룸이 무등산 케이블카 논란에 대해 정리했다. 


■최근 다시 불거진 무등산 케이블카 논란


<12월 28일>

사진=광주시 제공

"도시경쟁력을 높이고 여가·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무등산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 

“무등산은 신체 건강한 시민만 오를 수 있는 산이 아니라 장애인, 여성 등 약자들도 무등산 품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 12월 28일 송신년 기자회견서 이용섭 광주시장이 '펀시티 조성'을 위해 “무등산 접근성 향상 등 여가·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케이블카 설치 논의 의사를 밝혔다.


<12월 29일>

"국립공원의 제1원칙은 보전과 관리"

"약자 배려나 관광 효과 등을 핑계로 개발 논의할 대상 아니다"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구성을 철회해야 한다" 

다음 날 광주 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전남녹색연합은 성명을 내고 이 시장의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 구상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광주시는 무등산 접근성 제고 방안은 각계각층 전문가들로 구성된 '광주대전환 특별위원회'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할 방침”이라며 "논의를 시작도 하기 전에 특정 방안을 예단해 반대하고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논의 과정을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12월 30일>

"어린이·노인과 교통 약자들은 무등산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뿐 오르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편 또다른 시민단체인 (사)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는 30일 오후 "시민들은 선입견을 버리고, 8700만 년을 이어온 무등산의 미래를 위해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무등산 케이블카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듯 이용섭 광주시장이 무등산 접근성 향상 인프라 확충을 위해 케이블카 설치 논의 의사를 나타내자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무등산 케이블카' 논란이 재점화 됐다. 


■무등산은 어떤 곳이기에? 

사진=뉴시스

백악기인 8700만년 전 화산폭발로 형성된 무등산은 용암이 식으면서 만들어진 입석대와 서석대 등 세계적으로 드문 주상절리대(천연기념물)를 가지고 있다.

해발 1187m로 수려한 경관과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광주의 자랑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됐고, 2014년엔 국가지질공원, 2018년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바 있다. 


■케이블카 논란, 찬반측 입장은?

◇설치해야 하는 이유는?

-관광 인프라 확충·이동권 약자 보호 


지난해 11월 광주시의회가 광주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광주의 관광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를 묻는 조사에서 광주시민 10명 중 6명은 무등산을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광 인프라'가 열악한 광주에서 시민들에게는 '국립공원 무등산'이 최고의 관광지인 셈을 입증한 것이다. 

그러나 건강한 등산객만들만이 세계적으로 드문 입석대와 서석대 등을 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남녀노소 누구나 해발 1000m 이상의 무등산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 등에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등 접근성을 확보하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란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핵심 관광콘텐츠, 랜드마크가 부족한 광주의 관광산업 발전과 노잼도시 탈출을 위해서라도 국립공원 무등산 관광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대하는 이유는?

-국립공원 자연 훼손 우려

사진=뉴시스

광주시민단체 협의회 등은 지난달 29일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전국에서 무등산을 찾는 탐방객 수가 크게 늘었다"며 "20여개가 넘는 국립공원중에서도 탐방객수가 매해 상위 3위내를 웃도는 것만 봐도 지역 관광효과가 적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탐방객이 정상부까지 접근하기 위해서는 꼭대기에 자리한 군부대와 방송 송신탑 이전 등 무등산을 온전히 보존하고 관리하기 위한 과제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광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나 노약자, 장애인 등 약자의 접근성 제고 등을 내세워 무등산 케이블카 주장을 특히 정치권이 해오고 있지만 정작 지역민들은 무등산 보전과 관리가 더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고 밝혔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신양파크호텔 부지의 고급 빌라 신축과 무등산 내 오토캠핑장 조성 등 무등산 개발을 두고 난개발과 환경 훼손을 이유로 반발을 한 적도 있다. 


■케이블카 논의 타임라인


무등산 케이블카는 이렇듯 개발과 보존의 팽팽한 입장 차를 두고 언급과 철회 공방을 15년째 반복 중이다. 



■케이블카 설치, 시민들 생각은?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광주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해 9월 무등일보가 '광주 내 부족한 레저·여가시설 확충과 이동권 약자 보장 차원에서 무등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광주·전남민 10명 중 5명 이상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에서 찬성은 44.3%, 반대는 51.4%, 전남은 찬성 30.3%, 반대 61.2%로 조사됐다. 

광주와 전남 지역민간 온도차가 뚜렷했는데 광주에서는 상대적으로 찬성 비율이, 전남에서는 반대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사진=사랑방뉴스룸 기사 댓글 캡쳐

한편 사랑방뉴스룸의 무등산 케이블카 관련 기사 댓글을 살펴보면, 독자들은 압도적으로 무등산 케이블카 설치에 찬성 의견을 내세웠다.  



■현재 국립공원 케이블카 현황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설치된 곳은 전북 정읍의 내장산과 강원 속초의 설악산, 경남 사천의 한려해상국립공원 세 곳이다.

사진=뉴시스

단풍 명소로 유명한 내장산의 케이블카는 지난 1979년 설치된 뒤 연간 10만 명의 관광객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설악 케이블카는 1970년 만들어져 권금성 정상에서 멀리 동해바다와 울산바위, 토왕성 폭포 등 다양한 경치를 조망할 수 있어 연간 이용객이 70만 명에 이른다. 

사진=뉴시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지난 2018년 4월 운행을 시작해 바다와 섬을 이어 다도해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개통 이후 연간 100만 명 이상의 이용객을 유치해 사천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립공원 케이블카, 논란의 시작은?

지난 2010년 10월 환경보호보다 개발에 힘이 실리면서 케이블카 설치 기준을 완화하는 자연공원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국립공원 자연보존지구에 허용되는 케이블카 노선길이는 기존 2㎞에서 5㎞로 늘어나고 정류장 높이도 9m에서 15m로 높아졌다. 

이전까지 국립공원 내 장거리 케이블카 설치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법 개정 이후 사업성이 커지면서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내 명소로 알려진 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지자체 vs 시민단체 논란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광주만 떠들썩한 것은 아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파괴 주범'이라는 주장을 놓고 전국 곳곳에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진=뉴시스

강원도 양양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38년간 추진해 온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두고 현재 조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오색지구~끝청 봉우리 3.5km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5년 환경부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9년과 2020년 환경부가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요구했고, 양양군은 재보완 요구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심판을 다시 청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단체 등이 정부를 상대로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무효로 해달라는 국립공원 계획 변경처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가 하면 "환경부는 국립공원 환경 보호,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존 등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에 대해 부동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사업 불허를 촉구하기도 했다. 


◇지리산 케이블카 

사진=뉴시스

구례군은 지난 12월 9년 만에 지리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재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리산 케이블카는 지난 2012년 지리산권 4개(구례, 남원, 산청, 함양) 지자체가 앞다퉈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했으나 국립공원위원회가 '4개 지차제 단일안'을 조건으로 내걸면서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구례군은 "시범사업이 조건부 부결됐기 때문에 사업 재개도 가능하다"며 기존 노선을 대폭 수정해 도전에 나섰다.  구례군은 케이블카 설치 시 관광수요와 더불어 연간 차량 통행량이 50만 대에 달하는 지리산 노고단 구간 861번 지방도로로 인한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는 “수 킬로미터의 케이블카 노선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국립공원 환경과 생태계 훼손이 불가피하다”며 반대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지방선거를 의식한 돌출 행동으로 '탄소 중립' 시책과도 역행한다며 즉각적 반려를 환경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지자체가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기 위해선 시설물 설치로 인한 환경 훼손보다는 생태계 회복·보호 효과가 커야 한다. 등산객들이 케이블카 이용객으로 흡수되고 기존 탐방로를 폐쇄하는 선순환적 생태복원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야 하는 것이다. 

이승현기자 2sh7780@srb.co.kr ·정수연기자 suy@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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