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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권 안 써도 재계약"···'귀한 몸'이 된 전세 세입자

입력 2022.09.23. 06:30
박성환 기자구독

기사내용 요약

기존 세입자 붙잡기 위해 보증금 낮추거나 일부 돌려줘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 폭 껑충…3년 7개월 만에 최대

추가 금리 인상 예상…전세시장 약세 연말까지 계속될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보이며 전·월세 매물이 증가하고 신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28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에 전·월세 매물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2.08.2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불과 1년 사이에서 세입자가 '갑'이고, 집주인이 '을'이 됐어요."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여러 가지 계약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세 보증금을 깎아주는 것은 기본"이라며 "대단지 아파트라 전세 물건이 많고, 집주인이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않으면 월세를 얻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세입자가 많다"고 전했다.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며 전세 물량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이 현실화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모두 3만4496건으로, 2년 전(1만5828건)에 비해 118% 증가했다.

최근 주택 임대차 계약에서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임차인이 빠르게 늘면서 전세 세입자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워 역전세난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기존 전세 계약보다 1억~2억원 보증금을 낮춰 계약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또 기존에 무리하게 주택을 매입했던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고, 기존 세입자를 잡아두기 위해 보증금을 낮추거나, 일부를 돌려주기도 한다.

금리 인상 여파로 전세 대출이 부담인 데다, 주택 매수세 위축이 겹치면서 전세를 찾는 세입자들의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내주거나, 여유자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점도 한몫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대인 보호를 위해 시행한 계약갱신청구권 사용도 감소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의 전월세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지역 아파트 전월세 계약 신고건 총 1만7727건 중 신규·갱신 여부가 확인된 9908건 가운데 갱신 계약은 52%, 신규 계약은 48%로 집계됐다.

앞서 1월에는 서울지역 아파트 전월세의 갱신·신규 여부가 확인된 1만5818건 중 42.6%가 갱신 계약이었다. 6개월 새 갱신 계약의 비중이 10%p(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면서 신규 계약을 추월했다.

갱신 계약이 늘었으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비중은 줄었다. 올해 7월 서울지역 아파트 전월세 갱신 계약 중 갱신권을 사용한 경우는 63.4%로 집계됐다. 올해 1월 갱신권 사용 비중(69%)과 비교하면 5%p 이상 감소했다. 전세시장 침체로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집주인이 기존 세입자와 협의를 통해 재계약하는 사례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전셋값 약세도 두드러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달 셋째 주(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하락했다. 이는 전주(-0.12%)보다 하락 폭을 키운 것으로, 2019년 2월 25일(-0.17%) 조사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대 하락이다. 또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 지수는 12일 기준 85.6으로, 2019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위축으로 역전세난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면서 매매나 임대 시장 모두 지금과 같은 위축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며 "연말까지 전세 시장의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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