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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북의 홀로서기, 호남의 백척간두

입력 2022.11.29. 16:52 수정 2022.11.29. 19:42
주현정 기자구독
주현정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본부

리얼리티 예능이 대세다. 까치집 머리와 민낯, 푼수짓을 마다않는. 화려하기만 할 것 같은 연예인의 소탈함을 관찰 카메라로 들여다보는 MBC의 '나 혼자 산다'가 대표적이다. 셀럽도 우리네와 같은 고민과 같은 희로애락을 공유하고 사는 평범한 소시민임을 표현하며 대한민국 인기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최근에는 지나치게 호화로운 부(富)만을 조명하는 등 일반 대중의 삶과는 괴리되는 연출로 '욕하면서 보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했지만 1인 가구, 홀로서기라는 새로운 사회 트렌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역시 대세는 독립선언일까. 광주와 전남의 이웃, 전라북도의 홀로서기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제주, 강원, 세종특별자치단체 출범에 힘을 입어서 인지 경기, 충북, 부산·울산·경남에 이어 전북도 독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안호영,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등 여야 의원이 함께 추진하고 있는 전북의 독립선언에 현지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냈다. 단순히 전북에 특별자치도 지위를 부여하는 첫 단추 꿰기를 자축하는 박수가 아니다. 호남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온전한 전북의 몫을 찾겠다는 전북의 오랜 숙원 사업의 시작을 여야가 함께 열었다는데 반색하는 목소리다.

전북이 특별자치도 추진에 목을 매는 이유는 고도의 자치권 보장, 이른바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휘 할 수 있어서다. 특히 '호남'으로부터의 脫에 주력하고 있다.

김제 벽골제의 남쪽, 금강의 옛 이름인 호강의 남쪽, 고려시대 전주와 나주의 앞 글자를 따 전라지역을 통칭했다는 설까지 호남의 각종 지명 기원은 광주와 전남, 전북까지를 통칭하지만, 언제부턴가 호남은 광주와 전남으로만 예속됐다는 것이 전북의 토로다.

60~70년대 산업화를 거치며 영남과 호남 간의 차별의 벽이 호남 안에서의 차별을 불러일으켰고, 전북이 그 희생양이 되어 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전북 내에서는 오래전부터 홀대론 타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독자 활동 주력은 물론 출신 행정관료 관리까지 전북의 대전환 모멘텀을 탈호남으로 설정하는 일이 일반화됐다.

물론 전북도의 독자 행보에 물리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다. 다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 상황,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위기로 백척간두에 놓인 지방, 호남의 위기를 가만히 앉아 두고만 봐선 안 된다는 위기감까지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호남권 협력 체계 재강화만이 '국가질병'인 수도권 블랙홀을 타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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