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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일보

늦가을 자취 감추기 전, 눈에 담아야 할 풍경 지천에

입력 2022.11.24. 17:41 수정 2022.11.24. 18:22
나윤수 기자구독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
㉗합천역<중> 합천 길 따라 만나는 8경·8품
가야산·해인사·홍류동 계곡 등
합천 8경 계절 따라 풍광 자랑
황매산에 일렁이는 은빛 물결
신소양체육공원 핑크뮬리까지
길 따라 걷다 보면 자연에 감탄
경남 합천군에서 단풍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해인사가 있는 가야산이다. 단풍과 호흡할 수 있는 길이 바로 해인사 소리길로 야천리에서 해인사까지 6㎞ 코스를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m

[광주에서 대구까지 미리 달려본 달빛내륙철도] ㉗합천역<중>

길은 길로 이어진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헤어진다. 합천은 정겨운 길이 유난히 많다. 해인사 소리길, 황강 마실길, 정양늪 생명길, 황매산 기적길, 남명 조식 선비길 등 이름도 정겨운 길이 있어 걸으면서 삶의 의미를 묻는다. 올가을도 끝물이다. 달빛 내륙 철도는 합천의 길을 걸으며 가는 가을을 아쉬워한다.

◆만추, 가야산 소리길은 깨달음을 찾아 떠나는 길

해인사 입구 소리길은 자신을 들여다보는 길이다. 소리길 단풍과 계곡은 그 자체로도 볼거리지만 우주 만물과 소통하고 자연과 교감하며 걷는 자아를 찾아 떠나는 길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 세월 가는 소리를 듣는 길이라 해서 이 길은 소리길이다.

해인사 소리길은 자아를 찾아 떠나는 길이니 만큼 무심히 걸어야 한다. 마음은 열어두되 욕심은 버려야 한다. 소리길은 가야산 무료주차장에서 해인사까지 얼추 십리길이다. 각사교다리를 건너면 '해인사 소리길'이라는 표지석이 나온다. 무릉교까지는 데크와 농로길이다. 무릉교 너머 황산주차장에서 출발하면 조금은 쉽다. 여기서부터 해인사까지 시원한 물소리 바람소리가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소리길은 절대 서둘러서는 안 된다. 무심히 걸어야 보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가을이 무르익은 소리길 홍류동 계곡

소리길 계곡은 홍류동이라 부를 만큼 가을 단풍이 유달리 붉은 곳이다. 가을 단풍이 너무 붉어서 흐르는 물에 붉게 투영된다고 해서 홍류동이라 이름 붙여졌다. 고운 최치원 선생이 신선이 되어 사라졌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곳이다.

천상에서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칠성대, 활모양으로 구부러진 노석대를 비롯해 목교를 지나면 방석 같은 재미있는 바위도 나온다.

"짊어지고 갈까"라는 센스 있는 위트가 새겨져 있다. 소리연못에는 연꽃도 심어 놓았다. "홀로 외로이 나의 사유를 바라본다"고 해 해인사를 보려는 욕심에 서두르려는 마음을 가라앉힌다. 그래도 이때쯤이면 삼보 사찰 해인사를 보려는 마음에 조금은 발길이 분주해진다. 소리길 끄트머리에 부처님이 누워 햇살을 즐기신다. 소리길 현수교 사이로 물은 흐르고 얼마 남지 않은 단풍잎이 그 위로 떨어진다. 소리길이 끝나니 드디어 해인사다.

◆명물로 떠오른 황매산 억새군락 길

황매산은 자타가 인정하는 합천 제일의 명산이다. 원래 황매산 길하면 봄 철쭉이다. 전국 최대규모로 해발 1천m 자락에 철쭉이 피면 온 산이 붉게 물들어 일대 장관이다. 그 곳이 가을이면 억새 군락지로 바뀐다. 억새 규모가 커지면서 합천군의 숨겨진 비경으로 자리매김 했다. 야심차게 조성한 황매산 억새군락지는 이제는 봄 철쭉을 위협할 수준에 이른 것이다.

강한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만 바라봐도 쉽게 시간이 흐른다. 올가을이 가기전 황매산 억새를 찾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억새 군락지에 바람이 불면 하얀 군무가 일렁이는 파도를 연상케 한다. 억새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눈 부시다. 올가을 억새도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황매산 억새를 보려면 당장 발길을 서둘러야 한다.

◆명물 핑크뮬리길

늦가을 합천군 영창리에 가면 이국적 모습의 핑크빛을 만날 수 있다. 다른 꽃들도 많지만 신소양 체육공원에는 핑크빛 동산이 그림 같다. 핑크뮬리 동산은 호젓하게 걸으며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길이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억새가 하늘거린다. 억새밭이 끝나면 코스모스가, 코스모스를 따라 가면 황화 코스모스, 샤스타데이지, 나비 바늘꽃 같은 색색의 꽃을 만난다. 하얀색 꽃밭이 끝나면 나오는 봉우리가 핑크뮬리 동산이다. 핑크 동산 가운데 나무한그루가 덩그러니 심어져 있다. 젊은 여인들이 깔깔대며 사진 찍기 바쁘다.

핑크뮬리가 가을의 이국적길이라면 함벽루(합천읍 죽죽길)는 물을 찾아 떠나는 전통 길이다. 강바람을 맞으며 만추의 가을분위기를 느끼며 걷는 길이다. 함벽루는 대야성 기슭에 위치한 고려때 정자다. 합천의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사랑한 장소다. 함벽루에 서니 가을도 깊어질 대로 깊어졌다.

◆8품 중 으뜸 딸기의 반란

합천길을 걷다 보니 8이라는 숫자에 눈이 꽂힌다. 합천은 8이라는 숫자를 내세워 합천 명품을 알린다. '합천 8경과 8품·8미'가 그것이다. 합천 8품은 아이스 딸기와 도자기, 합천 쌀, 합천 양파, 합천 우리밀, 합천 파프리카, 합천 토종 돼지, 합천 황토한우 등 8개 품목이다. 그중 합천8품 첫 품목으로 합천 딸기를 친다. 아이스 딸기는 국산 딸기를 냉동 상품화한 것으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맛과 당도 빛깔 등이 우수한 딸기를 영하 30도에서 급랭시키는 방법으로 딸기 맛과 영양을 특화했다. 아이스 딸기가 히트하면서 홈쇼핑 방송에서 추가 방송을 요구할 정도로 귀하신 딸기로 변신했다.

딸기가 성공하면서 합천군 율면은 아이스 딸기마을로 탄생했다. '첫눈에 반한 딸기마을'이라는 이름으로 체험행사도 연다. '첫눈에 반한 아이스 딸기'를 직접 수확하고 퓌레, 천연 딸기비누만들기 등 추억도 만들 수 있다. 8품의 첫 작품 합천 딸기는 사질토양에서 자란 맛으로 합천 6차 산업 귀농 아이템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호남 지역민들에 명품 합천 딸기 선보일 날 기다려"

김기덕 귀농3년차 딸기 장인

“딸기는 파동이 없고 조기에 투자자금을 회수 할 수 있어 귀농에 잘 어울리는 작물입니다” 합천 귀농 3년차인 가빈이네 딸기 농장 대표 김기덕씨의 합천 딸기 칭찬이다.  그는 딸기 농사로 귀농해 합천 딸기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성공기를 써내려 가고 있다.

대구 토박이인 김씨는 8홍 8미의 고장 합천에서 딸기를 키우는 데는 나름의 전략이 있다. 그의 본래 직업은 목조주택업으로 15년간 나름 성공했지만 늘 귀농하겠다는  마음을 놓지 않았다. 애들을 마음껏 뛰놀게 하고 자연과 친한 부부 성격이 의기투합해 합천에서 딸기 농사를 짓고 있다. 김씨는 귀농전부터 농업기술센터를 찾아 꾸준히 재배 기술을 익히면서 합천농업창업 기술센터에서 1년간 사전경험을 쌓을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 결과 딸기 농사 3년만에 만족한 결과를 얻고 있다.

생소한 고장 합천을 선택한 데는 “합천이 딸기 주산지인데다 수경재배에 적합한 황강주변이라는 입지도 탁월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한다. 그는 수경딸기 재배 장점으로 “약을 덜치는 친환경 제품 생산이 가능하고 품질이 균일한 제품을 생산할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았다. 현재 그가 재배하는 규모는 하우스 5동 규모로 지난해 수입은 1억4천만원 정도다. 

그는 딸기고장 합천의 귀농자로서 “딸기 농사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점은 있지만 일한 만큼 성과를 낼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고 치켜세웠다. 귀농인들이 가장 큰 애로 사항으로 꼽는 자녀 교육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어린 초등학생딸이 마음껏 뛰눌수 있어 정서를 함양하는데 농촌 생활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런 김씨도 귀농하려는 이들에게 조언도 마다라지 않는다. “남의 말만 듣고 유행에 따르는 귀농은 곤란하다”면서 “자기에게 맞는 작물을 골라 일하는 재미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고 조언했다. 달빛 철도는 3년차 귀농자인인 그에게도 관심사였다. “영호남 주민이 서로 마음을 열고 오갈수 있는 편리한 철도가 건설된다니 기대가 크다”면서 “달빛 내륙 철도가 생기면 호남인들에게 좋은 딸기를 공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윤수 객원기자 nys2510857@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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