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 3사, 리튬 가격 하락···하반기 '실적 불안'
입력 2023.09.19. 06:40전기차 판매 2021년 이후 하락세
신평사 "업체들 재무부담 우려"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견조한 성장세에도 불구,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들린다.
신용평가기관에선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와 자금 유치 여력 등이 신용도를 지지하고 있지만 비우호적인 사업 환경에 대규모 설비 투자까지 겹칠 경우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본다.
1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5일 탄산리튬 1㎏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6위안(3.60%) 감소한 166.5위안에 거래됐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11월15일 578.5위안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떨어지고 있다.
리튬 가격은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발생했기 때문에 이렇게 떨어지고 있다. 전기차 성장으로 리튬 수요가 늘면서 중국 리튬 업체들이 공급량을 확대했는데 전기차 판매율이 낮아지며 과잉 공급이 발생한 것이다.
시장에선 리튬 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탄산리튬 가격이 오는 2028년 1톤당 130만위안까지 지속적으로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중국 내 배터리 생산 업체들의 리튬 소비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데다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금 중단을 선언한 국가들이 늘면서 전방 산업의 성장률 악화가 리튬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는 예상도 보인다.
◆2021년 이후 하락세 보이는 전기차 판매율 '이중고'
제품 판매 가격을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메탈 가격에 연동하는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한 원재료 가격이 더 떨어질 경우 최종 제품의 판매 가격도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전기차 판매율이 감소하고 있는 점도 배터리 업체들이 상황을 안좋게 보는 이유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2021년 전년대비 115% 증가세를 보인 이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434만2487대로 전년동기대비 41.0% 증가했다. 전기차를 구매하는 이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최근 2~3년간 판매율은 완연한 하락세를 띠고 있다.
원재료 가격 하락과 전방 산업의 판매율 부진 여파는 배터리 업체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향후 중국 업체들의 전략에 따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는 중국 기업들이 수익성보다 시장 점유율 확대에 치중할 경우 국내 기업들은 배터리 공급 과잉을 겪으며 시설 투자와 생산 규모를 조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신용평가기관들은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한 재무 부담 확대가 배터리 업체들의 신용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고도 성장기를 벗어나고 있고, 자금 유치 여력이 급격히 낮아지면 기업 재무구조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종일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2023년에도 이차전지 기업들의 매출은 양호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주요 광물 가격 하락으로 이차전지 기업들의 영업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으며 설비 투자 확대로 재무부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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